“그런 건 책에는 없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작은 것들의 가치
전쟁을 겪으며 어릴 적 홀로 타국으로 피난 온 이민자, 문맹, 러닝셔츠 차림새에 문신으로 가득한 몸, 작은 집에서의 소박한 생활, 영문 모를 이상한 말을 하는 할아버지. 세간의 시선으로 보면 폄하되기 쉬운 존재지만, 아이의 눈에서는 경이의 존재가 된다. 글 작가 엘리즈 퐁트나유가 자신의 작은 영웅이라고 밝힌 실존 인물을, 비올레타 로피즈가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를 오마주해 그린 매력적인 일러스트는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를 그곳, 삶에서 잊었던 가치를 다시 움트게 하는 루이 할아버지의 정원으로 데려간다. 함께 풀숲을 거닐고 직접 딴 채소로 요리를 하고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떤 씨앗은 우리 안에 깊숙이 들어와 책장을 넘기는 동안 초록으로 자라날지 모를 일이다.
전 세계 그림책 작가들이 작업하고 싶어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비올레타 로피즈의 첫 국내 번역본
<뉴욕타임스> 2018 올해의 일러스트북 선정을 비롯해 각종 상을 수상한 비올레타 로피즈는 작품마다 글과 가장 적합한 그림을 구현해내며 다채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가로, 그림책 글 작가들이 가장 작업하고 싶어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손꼽힌다. 현재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미국, 중국 등 국경을 넘어 다양한 그림책 작가들과 공동 작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바 있으며, 서울SI그림책학교의 강사로 세계적 작가들과 함께 워크숍을 이끌기도 한다. 스페인의 작은 섬인 이비자에서 태어나 음악을 전공한 그는 이 책에서 스페인 출신의 루이 할아버지를 마치 정원 그 자체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존재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투명 아크릴에 작업한 일러스트를 포개고 나누며 펼쳐나가는 그림 서사는 하나로 포섭될 수 없는 이야기의 주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그가 그려낸 온갖 초록과 그 사이에 숨겨놓은 작은 이미지 요소들은 독자에게 더 많은 이야기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