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소자 사전의 구성
통상적으로 어떤 언어나 문자에 대한 사전이라고 하면 개별 어휘를 약속된 순서에 따라 죽 열거하고 그 어휘에 대한 발음과 의미를 나열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거란문자, 특히 거란소자는 그러한 방식을 따라 하기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거란소자의 의미가 완전히 해독되지는 아니하였고 개별 원자의 발음은 더욱 이견이 많은 터라 현 시점에서 어느 학자의 견해가 100% 완벽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필자는 이러한 정황들을 모두 고려하여 나름대로의 특색 있는 사전을 만들기로 계획하였다. 거란문이나 거란사의 연구ㆍ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각 구성요소들, 즉 발음 및 동원어(同源語, 용법 및 용례(用例, 잘못된 원자의 교감(校勘, 인물ㆍ관제(官制 및 묘지(墓誌의 내용, 관련 요사(遼史 내용 등을 사전 본문에 적절히 포함시켰다. 또한 불가피하게 여러 대표 학자의 주장들을 비교ㆍ열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항목마다 그 인용 논저들을 일일이 부기하는 등의 방법을 채택하였다.
우선 4백여 거란소자 알파벳(이 사전에서는 “원자[原字]”라는 표현으로 통일하였다에 대한 배열은 서양식 발음기호 순서가 아니라 이미 거란문 연구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契丹小字硏究≫의 원자번호를 기준으로 삼았다. 다만, 그 책이 발간될 당시까지만 해도 원자수가 378개에 불과하였으므로, 그 후에 발견된 다수의 원자들은 류푸쟝(劉浦江, 우잉저(吳英喆 등의 관련 저작들을 참고로 하여 378번 뒤에 놓이도록 배열하였다.
거란소자의 발음은 주로 아이씬죠로 교수의 저작들을 참조하여 정리하였음을 명확히 밝혀 둔다. 다소 다른 견해들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아이씬죠로 교수의 연구결과가 보다 체계적이고 광범위하여 이후의 여러 학자들이 이를 인용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견해들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여 이 사전 앞부분에 대표 학자들의 발음을 비교표로 정리해 두었으니 독자들이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