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지금, 왜 흙인가!
4대강에는 준설토가 산처럼 쌓이고, 건설 현장에서는 덤프트럭이 흙을 가득 싣고 어디론가 바삐 움직인다. 산을 자른 비탈은 해마다 여름이면 집중호우에 쓸려 내려가고 멀쩡하던 도시 한복판의 지반이 침하되기도 한다. 고속도로가 산맥을 뚫고, 흙길은 물론 마당까지 포장되어 주차장으로 변한다. 도시에는 아파트와 쇼핑센터, 뉴타운이 들어서고, 농촌에서는 트랙터가 논밭을 갈아엎고, 산에서는 튼튼한 등산화가 맨흙을 노출시킨다. 우리 스스로 지구의 껍질을 벗겨 내고 있다면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
지금, 왜 흙인가!
4대강에는 준설토가 산처럼 쌓이고, 건설 현장에서는 덤프트럭이 흙을 가득 싣고 어디론가 바삐 움직인다. 산을 자른 비탈은 해마다 여름이면 집중호우에 쓸려 내려가고 멀쩡하던 도시 한복판의 지반이 침하되기도 한다. 고속도로가 산맥을 뚫고, 흙길은 물론 마당까지 포장되어 주차장으로 변한다. 도시에는 아파트와 쇼핑센터, 뉴타운이 들어서고, 농촌에서는 트랙터가 논밭을 갈아엎고, 산에서는 튼튼한 등산화가 맨흙을 노출시킨다. 우리 스스로 지구의 껍질을 벗겨 내고 있다면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증거는 오늘 우리 사회 어딜 가나 널려 있다. 흙은 제몫을 인정받기는커녕 하찮게 여겨지고 심지어 학대받고 있다.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흙먼지, 흙바람, 언제부터인가 봄날이면 찾아오는 황사, 비 오는 날 자가용과 신발을 더럽히는 흙탕물, 기생충 알이나 중금속이 들어 있을까 의심스러운 놀이터의 모래흙……. 도시민들은 폐타이어 알갱이들로 포장한 공원의 산책길에서 운동화에 흙 묻을 걱정 없이 걷거나 뛰며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 도시화가 곧 발전이라 여기는 동안 현대인들은 흙을 밟고 일구고 함께 숨 쉬는 시간이 사라지면서 흙의 존재 자체를 잊어 간다.
흙에 관한 총체적 탐구
이 책은 흙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가로지르며 인류 문명과 지구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