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사회의 가치 체계를 불신한다면 그 대안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루시 R. 리파드, 본문에서
“현재는 역사 이전과 이후의 정신을 탐색해야 한다. 먼 미래가 먼 과거를 만나는 곳으로 진입해야 한다.” ―로버트 스미손, 본문에서 재인용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루시 R. 리파드의 미술비평 고전 『오버레이』
국내 미술계에서 ‘루시 R. 리파드’의 이름은 너무나 익숙하게 들을 수 있었지만, 그 면모를 제대로 접할 길은 없었다. 루시 R. 리파드는 전시, 비평, 예술운동에서 다양하고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전시기획자이자 미술비평가, 액티비스트다. 특히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대지미술, 과정미술, 페미니즘에 대한 글과 전시를 통해 1960년대와 1970년대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소개하고 담론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평가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리파드의 주요 저서 『6년: 1966년부터 1972년 사이 미술 오브제의 비물질화(Six Years: The Dematerialization of the Art Object from 1966 to 1972』(1973를 비롯해 단 한 권의 저서도 번역 출간된 적이 없다. 이번에 현실문화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리파드의 주요 저서의 하나인 『오버레이: 먼 과거에서 대지가 들려주는 메시지와 현대미술에 대한 단상(Overlay: Contemporary Art and the Art of Prehistory』(1983은 40여 년 동안 전시 기획과 비평을 병행하며 현장을 누볐던 루시 R. 리파드의 예술적 실천의 일면을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현대미술을 새롭게 성찰하게 한 선사 미술과의 우연한 마주침
『오버레이』는 잠시 미술계를 벗어나 영국의 외진 농가에서 지내며 그저 걷고, 읽고, 소설을 쓰려고 계획했던 루시 R. 리파드가 그곳에서 걷다 우연히 고대 유적을 마주친 후, 다시 현대미술로 돌아와 쓴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