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이’의 모험 VS 과학자의 청문회
『수상한 진흙』의 이야기는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축은 우드리지 사립학교 아이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모범생 타마야, 문제아 채드 그리고 채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마셜 등 세 아이가 주인공이다. 13살인 타마야는 지금껏 공부 잘하고 규칙 잘 지키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며 자라온 착한 아이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범생이’라고 놀림받으면서 혼란을 겪는다. 두 학년 위인 채드는 여러 학교에서 사고를 쳐 쫓겨났을 정도로 문제아다. 아이들은 채드를 무서워하면서도 우러러본다. 이런 채드의 눈 밖에 난 아이가 마셜이다. 마셜은 여태껏 학교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모든 일에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채드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불행과 수치의 연속일 뿐이다.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은 선레이 농장이다. 이곳은 이름만 농장이지, 사실은 휘발유를 대신할 연료를 개발하는 연구소이다. 여기서 값싸고 친환경적인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에르고님’이라는 미생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인류에게 큰 희망이 되리라 기대했던 에르고님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큰 재앙이 닥친다. 『수상한 진흙』은 이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야기가 절묘하게 엮여 있다. 에르고님을 둘러싼 과학자와 정치인 사이의 공방과 타마야를 비롯한 10대 아이들이 벌이는 사건이 교차하는 구성으로, 두 가지 이야기의 연관 관계를 퍼즐 맞추듯 추리해 나가는 재미가 일품이다.
자신의 한계를 깨뜨리며 성장하는 아이들
‘세상의 규칙이 언제 바뀌었지? 언제부터 나쁜 것이 좋은 것이 되어 버렸지?’ ―타마야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때린 사람은 채드인데, 곤경에 빠진 건 나라니!’ ―마셜
‘내가 없어졌다는 걸 아무도 모를 거야. 아무도 관심 없을 거야.’ ―채드
루이스 새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모험과 성장이다. 저마다 나름의 문제를 지닌 아이들이 모험에 나서게 되고, 그 모험을 통해 관용, 청결,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