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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장애학의 도전 - 변방의 자리에서 다른 세계를 상상하다
저자 김도현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19-11-04
정가 22,000원
ISBN 97911904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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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6

1부 접속

1장 장애학, 지금 여기의 콜라보 미션·21
1. 장애학, 왜 필요한가·23
2. 장애학이란 어떤 학문인가·30

2장 ‘손상’은 어떻게 ‘장애’가 되는가·47
1. 장애인이라는 범주를 의심하다·49
2.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59
3. 장애 문제는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다·78

2부 성찰

3장 우생학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87
1. 20세기 전반기를 휩쓴 우생학의 실체·94
2. 우생학, 새로운 간판을 내걸다·121
3. 우생학 파는 사회: 뒷문으로 이루어지는 우생학·139

4장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 해방인가 또 다른 차별인가·161
1. 차별과 위계를 정당화하는 인간중심주의·163
2.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 여전한 위계와 서열·168
3.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184
4. 에필로그: 철학(자의 악몽·195

5장 장애인에게 정의란 무엇인가·199
: 장애 정치의 시선으로 프레이저의 정의론 읽기
1. 우리에게는 ‘분배’와 ‘인정’ 양자가 필요하다·204
2. 정체성 모델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217
3. 장애인, 참여에서 배제당하는 자·226
4. 인권의 정치, 정의의 경계를 다시 묻다·234

3부 전환

6장 당사자주의의 환상을 넘어 횡단의 정치로·253
: 장애인 당사자주의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1. 장애인 당사자주의란 무엇인가·258
2. 당신의 해방과 나의 해방은 따로 떨어져 있는가·268
3. 횡단의 정치: 뿌리내리고 또 옮기기·276
4. 당사자주의는 운동의 ‘이념’이 아니다·284
보론 정체성, 해체할 것인가 횡단할 것인가·289

7장 자립과 의존의 이분법을 넘어 공생의 세계로·299
1. 정립: 부정한 몸들을 ‘수선’하다·303
2. 자립: 그 가능성과 함정·308
3. 연립: 홀로서기도 의존도 아닌, 함께 서기·315

4부 도전

8장 자기결정권, 나와 너 ‘사이’의 권리·333
: 연립의 관
‘장애’ 만드는 사회를 파헤치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을 몸에 일정한 손상을 입어 어떤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즉 ‘몸에 존재하는 손상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장애인을 인식하는 지배적인 방식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합당한 이 설명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명시한 장애 정의(국제 손상·장애·핸디캡 분류, ICIDH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장애학은 바로 이 매끄러운 논리에 틈을 낸다. 그 ‘할 수 없음’의 원인이 진정 개인의 몸에 존재하는 신체적, 정신적 손상이냐고 되묻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일반 시내버스에 승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WHO의 ICIDH 기준에 따르면, 이들이 해당 버스에 탈 수 없는 이유는 몸에 손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정으로 국내에 저상버스가 배치됐고, 똑같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은 이제 저상버스에 탑승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동일한 손상을 지닌 사람이, ‘버스 타기’라는 동일한 행위를 어떤 경우(일반 시내버스에는 할 수 있고, 어떤 경우(저상버스에는 할 수 없다고 할 때, 과연 ‘버스를 탈 수 없음’의 원인이 개인의 몸에 존재하는 손상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우리는 동일한 손상을 지닌 사람이 버스를 타거나 탈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조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 개인이 몸에 지니고 있는 ‘손상’이 손상 그 자체를 넘어 ‘~할 수 없음’이라는 장애로 번역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때 장애학은 ‘손상’을 ‘장애’로 만드는 특정한 관계에 초점을 둔다. 그 관계란 바로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관계이며, 이는 흑인이나 여성 같은 또 다른 소수자들을 배제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애인이라서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 설정 역시 완전히 달라진다. 장애의 근본 원인을 ‘손상’으로 규정한다면, 그 해결책은 몸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