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겨울을 연주하듯 강원도 산골의 겨울 이야기가
잔잔하게 울려 퍼집니다.
비발디만 겨울을 연주했을까요?
이 감나무골의 겨울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치 음악을 듣는 듯 참으로 아름다운 서정적 감정이 글로부터도 나오는구나, 하고 할머니와 강아지들, 그리고 인적이 드물지만 정겨운 자연의 선율에 감동하게 될 것입니다.
작가가 강원도 퇴곡리로 내려와 직접 농사지으면서 쓴
눈 덮인 두메산골 마을의 즐겁고 따뜻한 겨울나기
아직도 우리나라는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첩첩산중의 두메마을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비탈 밭을 일구어 감자, 콩, 옥수수, 들깨, 메밀 따위를 심으며 별 욕심 없이 소박한 삶을 꾸려가고 있지요.
작가 유소림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도시적 삶을 살다가 지난 2005년 소금강 계곡이 있는 강원도 연곡면 퇴곡리로 내려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노동하고 생산하는 틈틈이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감나무골은 현재 작가가 살고 있는 마을인지도 모르겠고, 곶감 할머니 역시 작가의 분신이거나, 이웃에 사는 할머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산골마을의 정경이 눈에 잡힐 듯 선연하게 묘사되었고, 실제로 산중생활을 겪어본 사람의 시선으로 단순 소박하게 그려놓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유소림은 시인으로서도 오래 활동해왔기 때문에 작품 곳곳에 시적인 문체가 부드럽게 녹아들어 감성적인 서정미가 한결 돋보입니다.
산골마을은 대개 가을이 깊어갈수록 고즈넉해지고, 헛간 양지쪽에 매달아 말리는 곶감과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높다란 감나무 가지 끝의 홍시로 우련 붉어지기도 하지요. 이윽고 펑펑 눈이 내리면서 산골마을은 시간이 정지된 듯 고적감에 푹 파묻힙니다. 마을을 드나드는 버스는커녕 집배원 아저씨의 오토바이마저 끊긴 단절된 공간, 흰 여백 위에는 산새와 짐승들의 발자국만 총총총 찍히지요. 육지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