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갑오년의 농민 봉기, 서당 훈장이 ‘장군’이 되어, 전봉준 장군
겨레의 스승이신 사상가이자 민주투사, 함석헌 선생
진보적 신학자의 ‘범용凡庸’을 우러르며, 김재준 목사
간첩죄로 끌려온 예술가의 부정父情, 이응노 화백
『슬픈 목가』의 서정에 담긴 저항, 신석정 시인
필화 사건 법정에서의 변화와 증언까지, 소설가 안수길 선생
재야 법조의 대부, 불굴의 민주화투쟁, 이병린 변호사
역사의 한복판을 지킨 겨레의 대모, 시민운동가 조아라 선생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양성평등운동의 선구자, 이태영 변호사
‘범인 은닉’의 ‘대역 조작’에 성공한 각본 재판, 이돈명 변호사
기독교의 반유신 본산 ‘종로5가’를 지킨 성직자, 김관석 목사
어리석을 만큼 곧게 살다 가신 의인, 이우정 교수
인간 디제이의 추억, 김대중 대통령
변호인의 ‘관대한 처분’ 변론에 불복 항소한 신학 교수, 김찬국 목사
청빈과 지조로 일관한 한국 언론의 초상, 송건호 선생
우상에 도전한 이성의 역정, 리영희 교수
껍데기와 쇠붙이를 거부한 시인의 조국 사랑, 신동엽 시인
동백림 사건의 파편 맞은 문단의 기인, 천상병 시인
만수대 창작사에서 만난 고교 선배, 인민예술가 정창모 화백
법정에 선 ‘반미 용공’ 소설, 「분지」 소설가 남정현 선생
공안검사와 맞선 증언으로 문학을 옹호, 이어령 교수
한 법관의 ‘판사실에서 법정까지’, 박우동 전 대법관
‘지리산 전력’의 민족경제론자와 ‘개판’, 박현채 교수
거둘 것이 많은 그의 비범한 삶, 김상현 의원
박정희 정권의 ‘사법살인’과 분노의 미루나무, 인혁당 사형수 여정남 군
일본 귀화 거부한 재일 한국인 변호사 1호, 김경득 변호사
감방에서 시작된 우리의 ‘동행’, 문재인 대통령
참으로 감사하게도, 내가 접한 인물 중에는 메마르고 야속한 이 세상과 이웃을 위해서 ‘사서 고생 하는’ 분들이 많았기에, 그들의 삶을 널리 알려서 독자 여러분의 인생역정에 아름다운 도반(道伴으로 삼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유명인사들의 평전이나 일대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직간접으로 교감한 인물들과의 접점과 경험을 사실대로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기에 인물이나 행적에 어떤 미화나 윤색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의 삶의 민낯 그대로가 우리에게 티 없는 깨달음을 주는 터여서 인공적 성형은 오히려 진실과 시계(視界만 흐려놓을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상 인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하여, 먼저 한 인물이 처했던 시대상황과 삶의 행보를 원경(遠景으로 넓게 잡고, 이어서 저자가 직접 교감하고 확인했던 인간적 측면을 근경(近景으로 잡아 써나감으로써 전인적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힘썼다. 세상을 바로잡겠다며 헌신한 인물들, 어려운 삶 속에서도 바른길을 지키며 살아간 분들, 그들이 보여준 삶의 실체와 교훈을 널리 알리는 데 이 책이 기억과 깨달음의 각성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_머리말 중에서
행동으로 헌신한 일생
한승헌 변호사는 “이 세상에는 자기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인이 있는가 하면, 자기를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도 있다”며 “우리는 자칫 자신이 의인이라고 착각하는 죄인이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준엄한 자기성찰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119쪽고 준엄한 일침을 놓는다. 안온한 삶을 뒤로하고, 굳이 힘든 일, 자신의 이익보다 남을 위한 일에 뛰어든 인물들의 면면을 회고함으로써 한국현대사의 족적을 살피는 일은, 현재의 우리 사회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가정법 개정운동을 전개하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여는 등 불평등한 제도에 신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법정 안팎에서 열정을 쏟은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법이 국민을 탄압하는 집권자의 도구로 이용될 때 국민의 편에 서서 고난을 견딘 ‘1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