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왜 왜란 다음에 호란을 다시 맞았을까
첫 번째 장
비극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전장의 먼지와 화약 냄새에 익숙해진 소년들
+홍한수전, 첫 번째 선조 28년(1595 5월, 한양 훈련도감
재해처럼 돌연 들이닥친 난리, 임진왜란│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7년의 고통│“전쟁은 그대들의 몫이 아니니 돌아오라!”│전란에서 소외된 보통사람들│총을 들어야 했던 소년들│막지 못한 전쟁, 막아야 했던 전쟁
두 번째 장
그들이 모이면 천하가 감당하지 못한다: 조선과 명과 왜의 전쟁으로 벌어진 북쪽의 틈
+홍한수전, 두 번째 선조 28년(1595 12월, 압록강
멧돼지 가죽이라고 불린 변방의 남자│누르하치는 어떻게 동아시아의 패자가 되었을까?│“그들은 치질이고 옴이다!”│조선을 지키는 울타리, 강과 번호│조선의 통제에서 벗어난 여진│결국 무너진 세종의 방어체계
세 번째 장
북쪽에서 부는 검은 바람: 동아시아 패권의 교체와 선택을 강요받게 된 조선
+홍한수전, 세 번째 광해군 11년(1619 2월 27월, 요동 배갈동령 십리 밖
조선군, 압록강을 건너다│명과 후금 사이에 선 광해군의 선택│재조지은이라는 마법의 주문 또는 저주│동아시아 세대교체의 시작, 사르후 전투│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상과 하│여진의 미래를 엿본 책, 《건주문견록》
네 번째 장
반역과 명분 사이: 의리를 내세운 배신, 인조반정
+홍한수전, 네 번째 광해군 15년(1623 3월 12일 밤, 한양 창덕궁 앞
같기에 다른 반역과 반정 120 수많은 실수에도 성공한 거사│광해군의 짙고 긴 그림자│“반란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광해군이 실패한 것이다” │뒤집은 자들이 제시한 새로운 길│왕만 바뀌었을 뿐 변하지 않은 조선
다섯 번째 장
가장 아플 때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다: 반정 이후, 이괄의 난
+홍한수전, 다섯 번째 인조 2년(1624 1월 24일 평안도 영변
북방을 향한 조선의 사나운 칼│새로운 전술
1583년생 홍한수를 통해 본 평범하게 비범했던 역사
임진왜란 당시 조선이 운용했던 아동대 소속의 소년병이
병자호란 당시 청 팔기군 소속의 노병이 되기까지 굴곡진 삶을 통해
난과 난 사이에 끼어 잊힌 틈의 역사를 최초로 발굴하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변곡점이 되는 사건과 사건 사이, 희미한 틈에 있다
역사적 사건이 끝난 이후 다음 역사적 사건으로 전환되기까지의 시기, ‘틈’은 종결된 이전 사건에 대한 결과와 전개될 이후의 사건에 대한 원인이 교차되는 시간이다. 그리고 한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틈의 역사로는 정유재란이 끝나고 병자호란이 시작되기 직전까지인 38년간의 시간을 꼽을 수 있다. 그 짧은 틈은 한반도에서 동아시아 패권이 뒤바뀌는 ‘난亂’이라는 거대한 사건들에 가려졌지만, 한국사의 이후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지양 또는 지향이라는 흐름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며 그 전후관계를 살피는 시도들은 많았으나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는 틈, 사이의 시간 자체에 주목하는 경우는 아직 널리 소개되지 않은 듯하다.
《38년》에서는 이러한 ‘틈의 역사’에 주목했다. 조선은 국제적인 환란을 경험한 이후 내외적으로 국가를 재건해야 했다. 임진왜란이라는 위기가 끝난 이후 병자호란이라는 위기의 반복 이전까지 태풍의 눈과 같았던 아주 잠깐의 시기 동안 조선은 무슨 선택을 했으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고, 궁극적으로는 왜 비극을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잠잠한 듯 조선의 사회상이 급변한 시기를 재조명한다.
거대한 역사와 역사 사이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간 비범했던 시대를 담다
“그는 어린 나이에 사르후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힌다. 이후 몇 번이고 죽을 위기를 넘기며 낯선 중국 땅을 떠돈다. 무수한 곡절을 가슴에 묻고 13년을 인내한 끝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그곳은 자신이 추억하던 장소가 아닌 낯선 땅이 되었다. 그래도 자신이 태어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