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영화 이해의 출발점
엄격한 장르 구분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오늘날에도 ‘장르’ 개념과 그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 ‘영화 장르’가 어쩌면 과거의 것일 수 있는 반면, ‘장르 영화’는 오늘날 감독과 관객에게 더더욱 중요한 길잡이가 되고 있는 까닭이다. 즉 엄격한 의미의 장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장르라는 범주 자체의 효용성을 무화시키지는 않는다는 것, 도리어 장르의 융합과 변형이 그 어느 때보다 빈번하게 이뤄지는 포스트고전 장르 시대에 장르는 서사와 이미지를 축조하고 해석하기 위한 기초 단위로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를 둘러싼 담론과 이론 측면에서도 장르의 중요성은 새로이 조명될 수 있다. 이는 장르 정의 자체에 대한 재고찰로부터 출발하여, 각각의 장르 재구성 작업에서 드러나는 서로 다른 이론들의 입장 차이가 곧 오늘날 영화 담론에 있어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데, 바로 이러한 이유들로, 영화학에 있어 장르론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영화 장르의 역사를 상세히 설명하며 영화 장르에서의 최근 경향과 그것이 일으킨 비평 논쟁에 대한 포괄적인 개론을 제공한다. 서부극, 뮤지컬, 전쟁 영화, 갱스터 영화 같은 고전 장르부터, 최근의 신체 호러 영화와 홀로코스트 영화, 그리고 액션 블록버스터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장르들을 독립적으로, 또한 장르들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폭넓게 다룬다. 이 책은 ‘장르’를 하나의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현상으로서 규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장르에 대한 기존 관념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이 책은 멜로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보기보다는 ‘장르’에 앞서는 것으로, 즉 하나의 ‘양상’으로 설정하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이어서, 서부극, 뮤지컬, 전쟁 영화, 갱스터 영화 같은 ‘고전적 패러다임’을 재구성하고, ‘과도기’ 판타지로 호러와 SF 영화, ‘포스트고전 장르’로 필름 느와르와 액션 블록버스터를 분석하며,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