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1924-2009〉는 1924에 태어나 2009년에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을 기록한 영상이다. 영상은 ‘사진으로 보는 일대기’, ‘유세’, ‘연설 및 강연’, ‘인터뷰’ 등 4편으로 구성되며, 총 상영시간은 75분이다.
‘사진으로 보는 일대기’에는 어린 시절부터 서거하기까지 김대중의 일생이 담긴 사진이 허훈 음악감독의 음악을 배경으로 이어진다. ‘유세’에는 1969년 7월 효창구장 유세, 1987년 13대 대선 유세, 1992년 14대 대선 유세 연설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연설 및 강연’에는 1983년 10월 미국 망명 시절 샌프란시스코 강연, 2000년 3월 베를린 자유대학 연설,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인터뷰’는 《김대중 자서전》 집필을 위해 남긴 구술 영상의 일부를 편집한 것이다.
김대중
김대중의 삶은 곧 20세기 한반도의 역사이다. 1924년 남녘의 외딴 섬마을에서 태어나 2009년 8월 세계인의 애도 속에 고단한 몸을 누일 때까지, 그는 파란으로 가득 찬 한반도 현대사의 한복판을 헤쳐 왔다.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선 청년기에는 촉망받는 사업가로, 30여 년에 걸친 군사 정권의 통치기에는 민주주의의 뜨거운 상징으로, 21세기로 건너오는 길목에서는 겨레의 새 길을 여는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으로, 그는 거대한 생애를 실로 숨 가쁘게 살아 냈다.
김대중은 늘 도전하는 존재였다. 사람이 누려야 할 자유와 인권이 유린당하던 시절 무법의 권력에 맞서기를 망설이지 않았고, 투옥과 사형 선고, 망명, 연금으로 이어지는 가시밭길을 기꺼이 걸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국제 금융 위기에 국민과 함께 두려움 없이 대처하여 나라를 파산 지경에서 건져 내었다. 그는 민족 성원들의 운명을 가둔 분단 체제의 철옹성 앞에 가장 창조적이고 대담한 도전자였다. 한 인간으로서도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각고의 의지를 잃지 않았다. 평생에 걸쳐 사색하고 준비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간직한 그가 철학과 경륜을 갖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