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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미메시스 : 믿는 체하기로서의 예술
저자 켄달 L. 월튼
출판사 북코리아
출판일 2019-10-25
정가 32,000원
ISBN 9788963246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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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문

I. 재현
1. 재현과 믿는 체하기
2. 허구와 비허구
3. 재현의 대상
4. 발생의 역학

II. 재현의 감상
5. 퍼즐과 문제들
6. 참여
7. 심리적 참여

III. 양상과 방식들
8. 회화적 재현
9. 언어적 재현

IV. 의미론과 존재론
10. 허구적 개체 없이 견디기
11. 존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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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책 속에서


그림, 연극, 영화, 그리고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형, 목마, 장난감 트럭, 그리고 테디 베어를 살펴보아야 한다. 재현적인 예술 작품이 뿌리내리고 있고 또 그러한 작품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들은 아이들의 믿는 체하기(make-believe 게임과의 연속선상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러한 활동들을 믿는 체하기 게임 그 자체로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며, 인형과 테디 베어가 아이들의 게임에서 소도구(prop의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현적인 예술 작품들은 그러한 게임 에서 소도구로서 기능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아이들은 믿는 체하기 활동들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그리고 이러한 몰두는 어떤 특정 문화나 사회적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거의 보편적인 것처럼 보인다. 믿는 체하기 활동에 참여하려는 충동과 그러한 활동이 해결해주는 요구는 매우 근본적인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순간 단순히 거기서 벗어나게 된다고 예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믿는 체하기가 성인의 출발점에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 40쪽

“나무 그루터기를 곰이라고 해보자”라고 에릭이 제안한다. 그레고리가 동의하고, 하나의 믿는 체하기 게임이 시작된다. 그 게임 안에서 나무 그루터기들 ― 단지 하나 혹은 특정한 몇몇이 아니라 모든 나무 그루터기들 ― 은 곰으로 “간주된다”. 숲속에서 한 나무 그루터기와 마주치자, 에릭과 그레고리는 곰 한 마리를 상상한다. 그들이 상상하는 것의 일부분은 어떤 특정 위치 ― 실제로는 나무 그루터기가 차지하고 있는 그 위치 ― 에 곰 한 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봐, 저기에 곰 한 마리가 있어!”라고 그레고리가 에릭에게 소리친다.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흘려듣고 있던 수전은 깜짝 놀란다. 에릭은 자신이 가리킨 장소에 곰이 있다는 것은 단지 “게임 안에서”일 뿐이라고 그녀를 안심시킨다. 거기에 곰이 있다는 명제는 게임 안에서 허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