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는 사랑이라는 나의 감정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에 내 감정을 강하게 덧입힌 싸랑을…….
어쩌면,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
겉으로는 잘 지내는 척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어쩔 줄 몰라 울고 있을,
나와 내 친구들의 현실적이고도 아픈 이야기!
세상의 달콤함을 맛보기도 전에,
세상의 쓴맛을 제대로 알아버린 아이들…
“학교에서 공부, 학원에서 또 공부, 집에 가서도 귀가 따갑도록 공부, 공부, 공부…… 그렇게 어렵게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면 또 취업 공부, 계속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에요? 어디 재밌고 신나는 일은 없냐고요? 드라마처럼 달달한 사랑 얘기를 써주세요. 책 읽는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고 딴 세계에서 행복할 수 있게요.”
정미 작가의 귀에 요즘 아이들의 한숨 섞인 넋두리가 울렸단다. 그래서 이 책이 천신만고 끝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글을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며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켜봐왔던 터라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처한 지금의 현실을 더 이상 ‘어른’으로서 모른 척을 하거나 외면하고 싶지 않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아 매일같이 빚쟁이들이 집에 들이닥치자 학교고 공부고 뭐고 다 포기하고 살길은 오로지 ‘로또 1등 당첨’밖에 없다며 로또 복권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노래주점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언제,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에 자기 방어 수단으로 주머니에 호신용 칼을 움켜쥐고 다니는 것.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잠시 기대어 위안을 얻는 이 이야기들은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닌 바로 나와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어쩌면 소설보다 더 ‘독한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렵게 끄집어냈다.
“집이 망했어요. 사업 실패로 아빠가 행방불명인데 어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