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왕조’에서 ‘민국’이 되었건만
1장 주권의식: 나는 백성인가, 아니면 나라의 주인인가
백성에서 주권자가 되다
쿠데타의 나라, 조선
대한민국의 쿠데타
쿠데타, 그 이후의 풍경
효율과 합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장 법치국가: ‘법으로 다스리는 나라’의 의미는 무엇인가
불법, 그 무서운 단어의 위력
조선, ‘덕치’를 법으로 구현하다
법전으로 국가 시스템을 정비하다
법이 지향하는 바가 국가 방향을 결정한다
3장 페미니즘: 누가 약자를 향한 울타리를 만드나
페미니즘과 미투운동, 견고한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한 도전
수렴청정과 외척정치, 조선 여성의 유일한 정치 참여 수단
문정왕후, 자신만의 정치를 하다
하늘은 인재를 가려서 내리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울타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나?
4장 국제외교: 전쟁과 평화, 운명의 갈림길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딜레마에 놓인 운명
눈앞의 전쟁 위기를 알아채지 못한 조선의 외교력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조선, 대가를 치르다
국가가 존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5장 기본소득: 대동법과 새로운 상상력
인공지능, 인간을 압도하다
조선, 위기에서 변화를 모색하다
대동법, 끈기와 집념으로 이룬 개혁
기본소득, 우리의 인간다운 내일을 위하여
6장 정치개혁: 깨끗한 정치를 향한 한 걸음
정치는 과연 그들만의 리그인가?
운명공동체, 공신의 탄생
공과 사의 기로, 우리가 정치에 나서야 하는 이유
세조의 한계, 우리의 가능성
7장 정당정치: 민주주의, 낯설고도 익숙한 그 이름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
예송논쟁과 공론정치로 보는 붕당
환국과 탕평 그리고 붕당의 마침표
정조를 보며 국민의 탕평을 생각하다
8장 개인과 국가: ‘나’를 넘어 ‘우리’를 꿈꾼다는 것
꿈이 있습니까?
정도전, 그의 어긋난 시작
정도전, 백성의 ‘얼굴’을 보다
신진사대부들이 꿈꾸었던 세계, 사대부와 성리학
과감한 시도, 새로운 시작
아름다운
왜 ‘헬대한민국’이 아니라 ‘헬조선’인가?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을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오늘을 사는 민주시민의 길을 모색하다!
간혹 사람들은 현실의 정치가 답답할 때 세종이나 정조의 리더십을 호출하고 그리워한다. 대통령의 능력이나 품성, 자질 등을 비판할 때 조선시대 임금의 리더십을 예로 들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커다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조선시대의 임금에 대응되는 존재는 대통령이 아닌 다수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왕정이었던 조선의 정치적 주체는 누가 뭐래도 임금이었고,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의 주체는 국민이다. 지극히 당연한 명제 같지만 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혼동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자일 뿐, 민주공화정의 주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임금과 현대의 대통령을 동일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아직 심정적으로 조선과 제대로 결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갑작스런 망국과 일제의 국권 침탈, 해방 직후 벌어진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조선을 제대로 마무리할 겨를도 없이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왕정과 민주정은 전혀 다른 정치체제임에도 사람들은 이 둘이 마치 같은 것인 양 오류를 범하게 되고, 간혹 ‘민국’의 주인이 아니라 여전히 ‘왕국’의 백성으로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오늘날의 답답한 현실을 ‘헬조선’이라 자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조선과 대한민국은 결코 일대일로 대응될 수 없으므로 이 둘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반성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역사을 바라보며 과거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접근하고 그 안에서 다시 현재(시사를 되짚어봄으로써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이다. 독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왕정이 아닌 민주공화정의 주인으로, 오늘을 사는 ‘시민’의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