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비겁하고 비정한 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가
“리벤지 포르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행위, 포르노그래피의 형식을 띠며 가해자는 주로 전 남성 파트너이고, 피해자는 여성이 압도적이다. 연인관계가 끝난 후 복수할 목적으로 발생하지만 해킹을 통해 일어날 수도 있고, 상업적 용도의 포르노도 포함될 수 있다. 주로 오프라인에서 실행되어 온라인에서 배포 행위가 이뤄진다. 동기는 복수를 하기 위해, 재미 삼아 또는 정치적 이유 등을 들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인터넷 보안회사 맥아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5명 이상이 휴대용 전자기기를 이용해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저장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과 공유한 경우도 1.6명에 이른다고 한다. 헤어진 연인 10명 중 1명은 상대방의 성적 이미지를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협박을 한 적이 있고, 그들 중 60퍼센트가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간의 차이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회적 현상을 연구하는 매튜 홀과 제프 헌은, 현대지성에서 번역출간한 『리벤지 포르노』를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한 불법 촬영과 상대방의 동의 없는 사생활 노출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오늘날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사회적 문제가 불거진 원인은 세계 각국에서 상호 간의 동의를 얻지 않은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제지할 만한 법률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영국 특허청과 미국 헌법과 연방 저작권법에서는 이미지 생산자(사진을 찍은 사람가 저작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힌 사람이 동의하지 않아도 생산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미국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80퍼센트가 문제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료에 대한 법적 권리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