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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극야행
저자 가쿠하타 유스케
출판사 마티
출판일 2019-02-08
정가 15,500원
ISBN 9791186000793
수량
분만실에서
지구 최북단 마을로 가다
운수 나쁜 날
나를 버리다
어둠의 미로
실패를 예감한 밤
끊어진 의지
건포도 두 알만큼의 용기
나만이 아는 세계
연장전
마중

맺음말
감사의 말
서점인이 뽑은 2018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대상
아사히신문사 주관 문학상 ‘오사라기지로상’ 수상
생생한 필치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어둠을 찾아서

극지에는 태양이 뜨지 않는 ‘극야’(極夜가 찾아온다. 극점에서는 백야와 극야가 반년씩 번갈아 이어지고, 그래서 1년 내내 일출과 일몰이 단 한 번밖에 없다. 위도가 낮아질수록 극야의 길이가 짧아지지만, 그럼에도 북위 80도 부근의 고위도에서는 극야가 3개월 넘게 이어진다.
태양이 사라진다는 것은 낮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믐으로 접어들면 달마저 손톱만 해지고 끝내는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낮과 밤의 경계가 무너지는 짙은 어둠뿐이다.
수백 년 동안 얼음과 바람과 눈에 생명을 위탁해온 현지 이누이트조차 바깥출입을 꺼리는 극야로 자진해서 들어간 한 사람이 있었다. 광막한 어둠의 세계로 들어가는 이 여행에 그와 함께한 것은 달랑 개 한 마리뿐이었다.

불안과 두려움의 끝까지
저자는 이 어둠을 찾아 2016년 11월, 북위 77도 47분에 위치한 그린란드 북서부의 시오라팔루크로 향했다. 사람이 사는 지구상 가장 북쪽의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이미 2주 전부터 태양이 뜨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4개월의 여정을 조금씩 준비했다. 표고 차 1000미터의 가파른 메이한 빙하를 올라 그린란드 빙상(氷床과 툰드라 지대를 지나서 북쪽 해안을 따라 걷다가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북극해로 가는 긴 여정이었다. 그 길 위에서 그는 극야가 끝나고 떠오르는 첫 태양을 보고자 했다.
하지만 인간이 달빛만이 어스름한 어둠 속에서 4개월을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반짝이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오직 자신만을 의지한 채 막막한 한 걸음을 뗀다는 것이 인생에서 대체 무슨 의미일까. 이토록 불안하고 두려운 길 위로 스스로를 내모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쨌든 떠나야 했다,
일상에 파묻혀 이대로 썩고 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