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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크리미널 조선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범죄와 수사, 재판 이야기
저자 박영규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19-12-26
정가 15,000원
ISBN 9788934999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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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조선인 사용 부작용 설명서’를 펴내며
이 책을 읽기 전에: 조선의 사법기관과 3심제

1장 살인사건으로 본 수사와 재판 과정
사건 발생 4년 뒤에 접수된 의문의 고발장
시신을 파내 검시에 돌입한 군수
법의학 지침서 《신주무원록》
검시를 보조하는 오작인은 어떤 존재일까
관찰사의 1차 심리
피고의 변호는 누가 했을까
형조의 심리와 정조의 최종 판결

2장 살인사건 파일
살인의 유형과 처벌
구타로 죽은 사람들
놀라서 죽은 아이 | 옥중에서 치른 죗값 | 황희와 맹사성의 사건 은폐
치정살인은 왜 일어났는가
간통이 살인이 되기까지 | 남편을 직접 죽인 여인 | 아내가 죽었다면 남편이 범인 |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연적

3장 미제사건 파일
여종 백이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한성 한가운데서 일어난 살인사건 | 현상금을 내건 의금부 | 마침내 내막이 밝혀지다 | 최금이는 누가 신고했을까 | 비단 절도 관련자를 신문하다 | 최금이와 김관에 대한 처벌 | 백이는 도대체 누가 죽였나
임해군의 죄를 밝히라
고관대작 유희서 살해사건 | 유희서의 집에서 행패를 부린 자들 | 공범이 말을 바꾼 이유 | 억울하게 처벌된 피해자의 아들 | 선조의 사건 은폐 | 의문으로 남은 진실
영조의 첫사랑 정빈 이씨 독살사건
배를 움켜쥐고 죽은 동궁의 후궁 | 만약 독살이었다면 | 독살을 주장하는 목호룡 | 그렇다면 범인은 | 장세상은 정말 범인일까 | 공범의 정체 | 정빈의 아들 효장세자 독살 의혹

4장 성범죄사건 파일
성범죄와 남녀 차별
낯 두꺼운 권력층의 성범죄
양반이라면 감형되는 시대 | 관대함의 극치를 보여준 곽충보 사건
억울한 여인들
정절을 지키지 못한 죄 | 간통죄로 사형을 당하다
색녀의 대명사가 된 유감동
온 나라를 뒤흔든 여인 | 끊임없이 이어지는 간부 행렬
자유연애를 꿈꾼 어을우동
바람에는 바람으로 | 사건을 덮으려는 성종 | 교수형에 처해지다 | 어을우동 간통사건의 전말
아동을 향한 잘못된 욕망
조선을 뒤흔든 범죄부터 치밀한 과학수사,
정의와 부조리가 치열하게 다퉜던 재판 과정까지
조선인의 죄와 벌을 선명하게 복원하다

범죄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범죄가 일어나는 맥락은 시대마다 다르다. 조용한 선비의 나라,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어떻게 대담하고 적나라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었는가? 신분사회의 한계 속에서 약자는 어떻게 범죄로 내몰렸는가? 음모와 간계, 편법이 난무하는 재판장에서 보통 사람은 무엇을 선택해야 했는가?

“권력 있고 돈 있는 자들은 살인을 하고도 온갖 이유와 구실로 감형을 받아 사형을 면하거나 무죄로 방면되기 일쑤였고,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은 작은 죄를 짓고도 하소연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 정의는 늘 백성의 삶과 동떨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법이란 그저 수탈과 억압을 합법화하는 무형의 칼날일 뿐이었다.” _본문에서

조선에는 엄연히 법이 존재했지만 그 법은 결코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신분에 따라, 성별에 따라 같은 법 조항도 제각기 차별적으로 해석되었다. 정종 시기 곽충보라는 인물은 함부로 폭력을 일삼고 여인을 겁탈했으며, 민가를 약탈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등 폭행, 강간, 갈취, 살인 등 죄목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닌 중죄인이었다. 하지만 공신이라는 이유로 직첩만 회수당했을 뿐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조선의 법은 권력층에 지나치게 관대했다.
그렇다고 모든 관리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부정과 비리에만 골몰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검시와 재판에는 엄격한 절차가 존재했다. 검시는 교차 검증을 위해 초검과 복검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검시를 일컫는 초검은 사건이 일어난 해당 관청의 수령이 맡고, 두 번째 검시인 복검은 관찰사가 파견한 인근 지역의 수령이 진행했다. 또한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에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현대처럼 3심제를 적용해 재판했다. 관찰사가 1심을, 형조에서 2~3심을 보았고, 최종 판결은 왕이 직접 내렸다.
이처럼 조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