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의학의 발달로 인간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반면, 원인 모를 불임 현상으로 인해 아이가 아주 귀해진 미래 사회. 그렇다 보니 남의 아이를 훔쳐서 아이 없는 부부들에게 비싼 값에 팔거나, 하루에 한두 시간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돈을 버는 유괴범들이 활개를 친다. 디트 삼촌과 같이 사는 태린이 바로 두 번째 경우다. 말만 삼촌이지, 디트는 사실 어떤 부자와 카드놀이를 해서 태린을 딴 것뿐이다. 하지만 태린은 디트의 마수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디트가 태린이 자기 것임을 증명할 공식 후견인 증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태린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곤 아득히 먼 갓난아기 시절에 대한 희미한 기억뿐이다.
디트는 태린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사는 데 그치지 않고, 태린에게 ‘피피(Peter Pan’ 이식 수술을 강요한다. 피피 이식 수술을 받으면 성장이 중지돼서 영원히 아이로 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계속 태린을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린은 영원히 아이(실은 아이의 몸을 가진 어른로 살며 어른들의 애완동물이나 장난감 신세가 되는 게 싫다.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는 평범한 삶을 원한다. 결국 태린은 디트의 감시를 피해 무작정 탈출을 감행하고, 태린을 은밀히 추적하는 정체불명 유괴범의 등장으로 일은 점점 더 꼬여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