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천재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성경 이야기
전통적이면서도 때로는 발칙한, 명화 속 성경의 세계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영혼의 미술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유명한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느낌이 훨씬 더 무서울 수 있다.”
명화 앞에 선 사람은 두 부류입니다. 너무 뻐기거나 지나치게 겸손합니다. 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 대부분 겸손합니다. 그림 앞에서 겸손이 지나쳐 그림을 두려워하기까지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황금률로 널리 퍼지면서 그림에 대해 모르면 볼 수 없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목사인 저자에게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설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상입니다. 설교란 말과 글로 성경의 한 부분을 소개하는 작업이지요. 여기에 저자와 비슷한 일상을 살았을 화가들이 있습니다.
지오토, 레오나르도, 뒤러,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렘브란트, 밀레, 고흐 같은 화가들은 붓으로 성경의 한 부분을 소개했습니다. 화가들의 성경 해석은 전통적이면서도 발칙하고, 과감하면서도 따뜻하고,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이었습니다. 화가들은 학자들과 목사들이 읽어내지 못했던 행간을 그림으로 설교할 줄 알았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그려 준 화가들은 저자가 설교자로서 살고 있는 일상을 이미 살아낸 사람들이었습니다.
화가들은 중세를 견디기도 했고 르네상스를 열기도 했고 인상(Impression을 찾아내기도 했고 현실 너머를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방법은 달랐지만 성경을 읽고 성경 이야기를 그린 화가들의 그림은 현대의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레오나르도는 이미 죽어 말이 없지만, 그의 그림은 여전히 말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액수의 보험을 들고 장거리 여행을 나와 전시장의 적절한 조명을 받으며 우아하게 말을 하기도 하고, 도록의 구석에 손바닥만 하게 찌그러진 채 말을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