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다시 학교를 생각하며
1부 세월이 준 선물
초임지의 J선생님
“선생님이 너한테 잘못했구나!”
학교의 3월
수업을 버린 후 비로소 교사가 되었다
“엄마가 없으면 이런 짓 해도 되는 거야?”
할머니의 심부름 교육
20세기 학교는 없다
꿈이 없는 자유
미추홀의 사계
어바우트 타임
아들을 키우며
2부 길을 잃은 학교
벽관에 갇힌 교사들
스펙으로 무장한 수재
SKY캐슬에 갇힌 부모
교사가 될 수 없는 교사
심리적 심정지를 겪는 아이들
공존을 거부하는 교실
베테랑이 될 수 없는 교사
유리창을 깨는 아이
협박당하는 교사
예비 학부모와 늙은 호박
길을 잃은 아이들
말하는 이기심과 말하지 않는 이기심
학교는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다
잡무도 교육이다
3부 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다
행복 프로젝트
H의 졸업식
노래도 가르쳐야 한다
후배가 배운다
서성거림의 교육
창영동 마음 충전소
인재를 키우는 기쁨
교실의 작은 희망, 강강술래
수업 속의 작은 수업
꿈엔들 차마 잊힐리야
아이들이 희망이다
상생과 공존의 수업
작은 거인
정 떨어지는 마녀선생
4부 우리가 꿈꾸는 학교는
입학설명회
죽음을 가르칩니다
동료를 넘어선 스승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서
행복한 교육
교실의 실내화
작은 희망
학력 격차 속에서 본 별빛
에필로그
희망을 위해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인 학교의 현실
이런 지경이니 누가 선뜻 학교에 과연 희망이 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어른인 학부모들과 교육당국은 더 점입가경이다. 학부모들은 상처받은 학생이 더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하는 교사의 충고에 대해 다짜고짜 인권위 고발을 운운하며 협박한다. 어떤 일도 주체적으로 결정을 하지 못하는 아이가 안타까워 조심스럽게 건네는 충고에 대뜸 “죄송한데 선생님 아이는 어느 대학을 갔어요?”라고 묻는 학부모도 있다. 교양 넘친 얼굴로 교사를 깔보는 속내를 이렇듯 서슴없이 드러낸다.
고등학교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중3 학부모들의 관심은 온통 상위 10% 대학뿐이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겪는 아이들의 변화와 학교생활 자체에 대해서는 질문조차 없다. 고등학교 3년을 대학 입학을 위한 통과의례로만 여기는 이 같은 학부모들이 비가 오면 “선생님, 비가 오니 우리 아이 우산 좀 구해서 씌어 주세요.”라고 전화를 한다. 당황스러운 전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시로 전화를 걸어 “선생님, 왜 우리 아이가 열심히 했는데 금상이 아니고 동상인 거죠?”라고 따진다. 어쩌면 이런 학부모들과 세상이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더러는 괴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교육 당국은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온갖 지침과 규정을 만들어 교사의 손발을 옭아맨다. 지침이 또 다른 규정을 만들고, 나아가 규정을 지키기 위한 규정까지 만든다. 교사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갉아먹는 이러한 현실을 보며 저자는 서대문형무소에 본 ‘벽관’을 떠올린다.
이 같은 학교의 민낯과 학생들의 아찔한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깜짝 놀란다. 학교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고 이 아이들을 어떡하냐고 탄식한다. 마치 새삼스러운 일처럼. 그러나 학교도 아이들도 전혀 다른 세상에서 난데없이 던져진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학교가 늘 한 걸음 뒤에 선 그림자처럼 세상이 변한 만큼 변해 왔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학교가 아무리 삭막하기로 이미 지옥이자 거친 정글로 변한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