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제1부 유배 길에 올라
정조의 마지막 선물
고향 집에 내려와 시골 선비의 삶을 꿈꾸다
19일의 옥살이 뒤 18년의 시련기가 시작되다
세 번의 이별 속에서 험난한 유배 길을 떠나다
아내를 걱정하는 편지를 보내다
제2부 첫 유배지 장기현에서
유배지의 해는 길고 하루가 더디다
유배지에서 여덟 가지 취미를 붙이다
두 아들의 첫 편지를 받다
둘째 형 정약전의 편지를 전해 받다
설레는 마음으로 두 아들에게 답장을 보내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의서를 짓다
잠 못 드는 여름밤, 생각나는 사람들
배꽃 가득 핀 고향 집을 먹으로 그려보다
장기현 사람들의 일상과 풍습을 기록하다
여름날 갈증을 풀어줄 오이를 얻다
서울 생활의 추억을 잊으려 한바탕 소리를 지르다
가을이 깊어가고 둘째 형이 더욱 그립다
팔이 저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
다시 잡혀 서울로 압송되다
제3부 강진의 사의재 시절
다시 낯선 유배 길을 걷다
강진 동문 밖 주막에 거처를 정하다
폐족이지만 성의를 다하고 부지런히 힘쓰라
아들이 술 한 단지와 편지를 보내오다
두 아들에게 학문에 전념하라고 당부하다
공부하는 데 유용한 초록법을 알려주다
황상 등 아전의 자제들을 가르치다
사연 어린 강진 땅을 둘러보다
막내아들의 부음을 듣다
두 아들에게 세 가지를 멀리하라 이르다
석방하라는 특명이 좌절되다
생업에 분주한 강진 사람들을 만나다
다듬이 소리를 들으니 아내가 그립구나
자신의 남근을 자른 사건이 벌어지다
농민들이 값나가는 황칠나무를 베어 죽이다
야위어간다는 둘째 형의 편지를 받다
보은산 형제봉에 올라 흑산도 형제봉을 찾아보다
장터에서 귀한 말을 만나고 운명을 정하다
?절학가?를 지어 제자를 위로하다
강진의 명승 금곡을 가장 좋아하다
그리운 친지와 가족의 무사 건강을 기원하다
여름밤 모기에 시달리다
백성들이 고통으로 신음하니 괴롭구나
인재가 없는 것인가, 인재를 버린 것인가
가뭄 끝에 비 내리니 세상의 이치를 헤아리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정조가 죽자 낙향했다가 신유옥사(辛酉獄事로 옥고를 치른 때부터 해배되어 다신계를 맺고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정약용의 유배 생활을 다루고 있다. 유배 장소 및 시기별로 정약용의 동선과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의 처지나 입장을 오롯이 보여주고 내면을 읽어내고자 했다.
유배 시절 정약용의 하루하루는 위대한 학자로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정약용은 1801년 옥고를 치르는 동안 형이 죽고 가족과 헤어지며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다. 가족을 뒤로하고 집에서 키우던 추록이란 말을 타고 문경새재를 넘어 유배를 떠날 때는 씩씩한 척 돌아섰지만 속마음은 아렸다. 가문이 풍비박산 나고 자신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음에도 어린 아들에게 “웃으라! 아비가 죽거든 그때 울라!”며 아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었다. 원통한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는 선친이 남겨준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위안 삼았고, 800리 밖에서 아들이 보내온 밤을 보며 부자의 정을 느꼈다. 둘째 형 정약전을 몹시도 그리워하여 그가 머물고 있는 서쪽 먼 바다를 향해 흐느끼기도 했다. 원망과 절망을 글쓰기를 통해 이겨냈으며, 중풍에 걸려 팔이 저리고 입에서 침이 흘러도 붓을 놓지 않고 학문에 정진했다.
정약용은 백성의 일상과 고통을 기록해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신음하는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의서(醫書를 만들었다. “솥은 솥발이 뒤집어져야 좋다”며 사회 대변혁을 꿈꾸었고, 불의에 분노해 소리 높여 울기도 했다. 또한 신분이 낮은 중인 출신 제자를 “제자의 아들이면 곧 나의 손자다”라며 아들처럼 대하는 것은 물론, 상하귀천을 떠나 주모와 농부 등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꽃을 심고 감상하며 마음을 다스리거나 잘 자란 오이를 따 이웃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정적들과 반목하지 말며 독서는 누구에게나 이로운 연장과 같으니 폐족이지만 학문을 놓으면 안 된다고 자식들을 일깨웠다. 외로운 산중에서 하루하루를 보낸 그는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통해 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