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판이 불러온 미스테리한 숲의 이야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 형제였던 성곡리와 성하리의 사람들. 이 두 마을의 중심에는 성내숲이 있다. 이 숲은 두 마을의 안위를 돌보는 당집과 당산나무가 있는 곳이자 숲 한가운데 ‘별밭’에서 축구 경기를 하며 두 마을이 같은 뿌리, 한 형제임을 확인시켜주던 곳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두 마을은 사이가 나빠지게 되었고, 두 마을의 우정을 다지며 해마다 해오던 축구 시합은 이제 언급조차 할 수 없는 금기 사항이 되었다. 그러던 중 성하학교 고 선생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시작된 두 마을 아이들의 축구 경기로 인해 아이들은 숲으로 들어가게 되고, 숲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두 마을의 화합의 장이었던 숲이 왜 지금은 버려져 있는 것인지, 화합과 우정의 상징이었던 축구 경기를 어째서 이제는 할 수 없게 되었는지, 울고 있는 숲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지 작가는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궁금증을 증폭해가며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나무가 흐느끼고 숲이 울다니”
“귀를 한 번 의심하고는 다시 나무에 기댔다. 그런데 이번에는 흐느낌이 몸으로 전해졌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눈을 꼭 감고 숨을 죽였다. 분명 누군가가 울고 있었다. 흐느낌은 점점 깊어지더니 숲을 흔드는 울음으로 변하여 갔다. 낮고 깊은 파장을 만들며 퍼져나가는 울림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숲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마을 어른들의 금기를 깨고 축구 시합을 의논하기 위해 숲에 들어간 철호는 숲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집에 돌아온 철호는 어른들께 들을 꾸중보다 숲의 울음소리를 비밀로 하는 것을 더 불안해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결국 아버지께 그 사실을 말씀드린다.
“마을이 힘들고 어려울 때 숲이 소리를 내어 울면서 사람들을 일깨웠다.”
아버지는 6.25 전쟁 전 들었던 숲의 울음소리를 떠올리며 그 이후로 두 마을이 원수가 되었던 이야기를 철호에게 들려주었고, 숲이 울면 두 마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