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 성서는 물론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종교를 만들고자 한 열망
중세 말기의 개혁가 및 프로테스탄트 개혁가들은 신의 명령은 물론 인간의 본성에 보다 부합하는 종교를 만들고자 했다. …… 중세의 신학자와 르네상스기의 철학자들과는 달리 종교개혁가들은 대중에게 성인과 천사를 본받으라고 촉구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근엄하게 살되, 근거가 없는 추정, 미신 내지 면벌부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되고, 단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것을 이들에게 요구했다. _596쪽 제15장 종교개혁의 유산
스콜라철학이 다루었던 인간의 구원이라는 주제는 프로테스탄트 개혁가들의 고민이기도 했다. 종교개혁의 대표적인 주자였던 루터와 칼뱅은 이 주제에 대해 가톨릭교회와 논쟁하면서 각기 이신칭의(以信稱義와 개인의 성화가 사회의 성화를 가져다준다는 행위주의라는 자신의 고유한 교리를 확립하였다. 그리하여 이들 개혁가는 가톨릭교회와는 다른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었다.
종교개혁이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에도 주목한 저자는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의 결혼과 사목에 한 장을 할애하였다. 가톨릭교회의 사제가 순결 서약을 준수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야기된 악과 부패를 비판하고, 성직자들에게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게 결혼하라는 루터를 비롯한 여러 개혁가들의 권고는 당시의 목회의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자 그것에 대한 실천적인 대안이었다. 오즈맹은 성직자가 혼인함으로써 교회에 야기된 장기적인 결과의 하나로 종교가 순화되고, 가정 및 가족이 우선시되게 되었다고 이해했다. 말하자면 천상의 그리스도교가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성직자의 결혼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처럼 종교개혁은 종교적 의례와 관행의 변화뿐만 아니라 일생생활과 문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구원론과 인식론을 비롯한 교리 내지 이론으로부터 루터의 사회 철학과 저항권 이론, 종교개혁과 인문주의, 성직자의 결혼, 가톨릭의 종교개혁 등에 이르기까지의 종교개혁의 핵심 이념과 주제를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예리하게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