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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안개
저자 우나무노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05-06-30
정가 11,000원
ISBN 97889374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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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고티의 서문에 관하여
안개
에필로그 형식의 추도문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너는 자살할 수 없어. 너는 내 환상의 산물일 뿐이야.”
사랑에 상처받은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죽고 싶지만 마음대로 죽을 수 없다. 자살을 허락하지 않는 작가와 씨름하는 아우구스토,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와 논쟁하는 소설가의 번뜩이는 대화들. 독특한 구조와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이 뜻밖의 결말(아우구스토의 죽음을 빚어내며 독자에게 신선한 문학적 충격을 안긴다.

불멸에 대한 집념과 인간 자아에 대한 믿음, 변하지 않는 사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우나무노의 희비극이 전하는 심오한 의미들, 그리고 지성과 감성, 믿음과 이성 간의 갈등을 고민한 철학자의 사상 세계가 펼쳐진다.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재치로 가득한 우나무노의 메타픽션은 철학이 흥미로운 것임을 보여준다.

삶의 동적인 시간성을 글쓰기라는 언어 구조 안에 역동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우나무노는 소설 형식을 혁명적으로 전복한다. ?안개?는 구체적 인간을 어떻게 언어라는 구조로 형상화하느냐라는 우나무노의 인식론과, 장르라는 추상적인 일반화를 거부하는 그의 실존론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안개?에는 “인간적”이거나 “인간성”이라는 애매한 개념이 아니라, “살과 뼈를 가진 인간”이 살아 있다.


★ 소설 구조를 혁명적으로 전복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선구자

현대 소설의 주요 관심사인 자아 반영성의 문제나 메타픽션의 문제를 다룬 우나무노는 1970년대 이후 보르헤스나 마르케스의 새로운 글쓰기와 더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나무노는 글쓰기가 작가를 둘러싼 세계의 단순한 기술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삶의 구조를 역동적으로 반영하는 거울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는 시간성을 가진 삶의 움직임을 어떻게 언어 구조로 형상화할 수 있느냐는 실존적 고민이 담겨 있다.

여기에 우나무노의 개혁성이 있다. 그는 장르를 그 자체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감정들을 여러 형식으로 표출하려는 욕망의 구조로 보고, 따라서 기존의 글쓰기가 동적인 삶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