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진 이유
2012년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오바마가 미국에서 출생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불법적으로 대통령에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출생 사실을 확인해주는 출생증명서를 제시하자 트럼프는 다시금 이 문서의 위조 가능성을 주장하며 분란을 이어간다. 증거 없는 의혹 제기다. 2016년 미 대선 기간 중 트럼프는 오바마의 미국 출생 사실을 인정한다.
2005년 12월 14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히틀러의 홀로코스트가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홀로코스트 부정(否定 중 하나로, 관영 언론사가 연설문에서 해당 부분을 들어내고 대통령이 그런 언급을 하지 않은 듯 꾸미지만 그 효과는 분명히 발생한다.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에 국제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응답자 중 홀로코스트 관련 역사적 서술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는 비율은 5분의 1에 그쳤다. 역사에 대한 거짓말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더 넓고 더 빨리 퍼져나간다.
『무엇이 역사인가』는 ‘역사에 대한 노골적인 거짓말’을 비롯해 역사적 진실을 둘러싼 최근의 쟁점들을 다룬다. 역사적 기념물의 보존과 파괴를 둘러싼 갈등, 역사 교과서 논쟁, 전 세계 다양한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 등을 소개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역사적 진실을 규정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 역사적 진실을 밝혀낼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역사적 진실을 찾아서
‘무엇이 역사인가’란 질문에 답하는 일, 즉 역사적 진실을 규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진실을 규정하는 작업 없이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자들의 거짓말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또한 기념물과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은 절대 해결될 수 없으며, 기억 전쟁은 끝없이 되풀이 된다. 대중은 무엇이 역사인지를 알 길이 없다.
역사적 진실을 규정하는 일은 사실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첫 번째 단계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