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장. 우리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핀란드에서의 낯선 경험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 | 빌딩 숲이 아닌 진짜 숲의 어색함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다
생산과 소비의 역습 | 우리는 정말 많은 소비를 한다
2장. 헬싱키에서 중고 문화를 만나다
중고 가게의 도시 헬싱키
상상을 초월하는 중고 가게의 숫자 | 중고 가게는 순환 경제의 현장
상상 속의 북유럽 국가와는 달랐다
디자인 강국의 이면 | 보통 사람들의 나라
없는 게 없는 중고 가게랍니다
다양한 중고 가게들 | 중고 거래 행사
3장. 기부 물건을 팔아 공익사업에 써요
중고 제품 백화점 ‘재사용 센터’
단추부터 가전 가구까지 | ‘재사용 운동’이 시발점 | 여러 중고품을 조합해 새 제품도 만든다 | 지속적인 성장세 |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행보
접근성이 좋은 중고 가게 ‘피다’
기부 봉사 단체가 운영하는 동네 가게 | 새 물건 사기 전의 습관
의류 전문 중고 가게 ‘우프’
헬싱키 스타일 ‘헬룩스’ | ‘패션 피플’들의 성지
4장. 바쁜 당신을 대신해서 팔아드립니다
핀란드에만 있는 중고 가게 ‘잇세빨베루’
판매 진열장 대여 시스템
이리스 “질 좋은 옷감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어요.”
중고 가게는 나의 놀이터 | 경제 대공황이 만들어낸 판매 방식
삐아, 사일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죠.”
패스트 패션 회사에서 중고 의류 가게로 | 일상의 일부가 된 중고 가게
육아용품 전문 중고 가게 ‘베카라’
핀란드에서 아이 키우기 | 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
5장. 핀란드 디자인 제품을 구하나요?
끝나지 않은 모더니즘의 바람
간결하고 기능적인 핀란드 디자인 | 빈티지 상점
야따 “벼룩시장을 찾아 가족 여행을 다녔어요.”
언덕 아래 작은 가게 | 퇴근 후 사장이 된다 | 오래된 새것
빠시 “옛 물건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빈티지 가구점 ‘크루나’ | 평가절하된 옛 물건들을 찾아라 | 또 하나의 미래 유산
디자인 강국 핀란드에는 왜 그렇게 많은 수의 중고 가게가 있고,
풍족한 젊은 세대들은 왜 중고 문화를 거리낌 없이 즐기는 것일까?
핀란드에서 ‘끼르뿌또리(Kirpputori’, 혹은 ‘끼르삐스(Kirppis’라 불리는 중고 가게는 시내를 가면 두세 블럭마다 하나씩 반드시 있고, 동네마다 서너 개씩은 당연히 있다. 또한 시내 곳곳에 정기적으로 실내, 실외 벼룩시장이 열리고 관련된 시민 주체 행사 역시 빈번하다. 지방 도시, 작은 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는 백화점에도 중고 가게가 입점해 있을 정도다.
중고 가게나 벼룩시장을 방문해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쇼핑을 즐긴다. 중고 가게를 방문하는 것이 결코 그 사람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행위가 아니며, 타인의 손길을 탄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감춰야 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환경에 도움이 되어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고 문화는 핀란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산드라(Sandra, 27 “갖고 있는 대부분의 옷과 신발은 내 취향에 맞게 수선해요.”
미카엘(Mikael, 18 “대부분의 옷을 중고 가게에서 구입하고 여러 스타일의 옷들을 섞어 입는 걸 좋아해요.”
야네떼(Janette, 25 “나는 중고 옷만 입어요. 요즘은 2000년대 초반 스타일에 푹 빠져 있어요.”
일마리(Ilmari, 18 “브랜드는 신경 쓰지 않아요. 보통 옷은 헬싱키에 있는 다양한 중고 가게에서 사요.”
핀란드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유행에 민감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싶고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시도하는 것을 즐긴다고 해야 더 적확한 해석이다. 또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시간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중고 가게에서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고려한 구매를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풍족한 젊은 세대들도 중고 문화를 거리낌 없이 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