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빛의 소묘
춤
동면
꽃이 필 시간
저녁 꽃밭
칸나
싸리꽃
오리
어스름 새벽
미루나무
황새
地平
생일
비료푸대 발
송아지
흔적
낡은 리어카를 위한 목가
처마 끝
산수유꽃
빈들
下弦
구관조
백조
그곳
물들이 빛나네
나방
이 시장기
의자에 앉아 있는 눈사람
멍
파도
밤 산보
수문통
나귀 한마리
파도리에서
어느 개의 죽음
강물에 달빛이 떠 있다
당신의 눈에 지구가 반짝일 때
꽃바구니
골목의 하늘
봄
가을빛
겨울빛
나무들은 물 쪽으로 기운다
놀이터
중국집 앞 진달래
달
조용한 봄
옛집으로 가는 꿈
얼음 계곡
꽃담에 기대어
이별
오전, 창에 번지는 빛
해설 / 최현식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나직한 음성, 결 고운 언어와 날렵한 상상력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박형준 시인이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地平」 「빛의 소묘」 「춤」 등 52편의 작품을 가려뽑은 이번 시집?은 소멸의 기억에서 비롯한 마음의 출렁임이 섬세한 시어를 통해 우아하고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나 박형준 시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황현산 교수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박형준은 타자에 대해 공명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천성으로 지녔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스름녘’에 있는 사물들, 경계의 ...
나직한 음성, 결 고운 언어와 날렵한 상상력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박형준 시인이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地平」 「빛의 소묘」 「춤」 등 52편의 작품을 가려뽑은 이번 시집은 소멸의 기억에서 비롯한 마음의 출렁임이 섬세한 시어를 통해 우아하고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나 박형준 시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황현산 교수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박형준은 타자에 대해 공명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천성으로 지녔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스름녘’에 있는 사물들, 경계의 존재들, “해거름의 장터에서 이리저리 그를 잡아끄는 친구들의 손길” 같은 것이다. 그는 “이 손길에 자기 손길을 내주지 않고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며 “뿌리치고 가는 길이 더 빨리 가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상적 삶의 긴장과 괴로움 속에서도 시인은 맑고 고운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는 “밑뿌리부터 환하게 핀 해당화꽃으로/언제나 지고 나서도 빨간 멍자국을 간직했”던 어머니의 고단한 삶에 박힌 ‘빨간 멍자국’을 영원한 ‘빛’으로 받아안을 수 있고(「멍」, “발뒤꿈치의 굳은살을/도루코 면도날로 깎아내며” 징용가서 배운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를 감싸던 저녁빛의 일렁임을 기억하고(「생일」, 나아가 까치집을 잡으려다 전봇대에서 떨어져 앉은뱅이가 된 윗집 경식이삼춘(「비료푸대 발」, 노숙자(「흔적」, 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