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붉은 샘
꿀단지
국경 넘는 사내
동그라미
구름에 쫓기는 트럭
독산동 반지하동굴 유적지
버섯을 물고 가는 쥐떼들
5월에,5월에 뻐꾸기가 울었다
유리병
황금잉어
불길한 새
만삭(滿朔
제2부
빛나는 땅
왕국에서 떠내려온 구름
얼음배
탈취
물고기는 물고기와
눈동자
과식
손바닥 속의 항해
베개
난파선
하늘로 솟는 항아리
초원의 잠
만찬
제3부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호두나무 위로 까마귀를 날린다
거식자(拒食者
요람을 타고 온 아이
눈덩이를 굴리는 사내
네가 기르는 개를 쏘아라
겸상
누가 달에 이불을 널어 놓는가
빛나는 땅2
쇠공을 굴리는 아이들
아가리 속 붉은 혓바닥에 탑을 쌓는다
과적
햇볕 따뜻한 강에서
땅속을 나는 새
장롱을 부수고 배를
낙인
제4부
홍수 이후
오후가 되어도 나는 일어나지 못하고
오늘
황소
꽃밭에는 꽃들이
궁전을 훔치는 노인들
단지
사과와 잔 그리고 주전자가 있는 정물
통곡의 벽
목소리
존재하지 않는 마을
해설|황현산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경험과 환상 세계를 넘어 시가 날아왔다
몽환의 수사학으로 생의 비참함을 꿰뚫어보는 개성적인 시각의 시인 김성규의 『너는 잘못 날아왔다』가 출간되었다. 김성규는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독산동 반지하동굴 유적지」가 당선되어 등단할 때부터 이목을 끈 신예시인으로, 데뷔 이후 4년 동안 치열하게 작품을 쓰고 그 가운데 53편을 엄선해 첫시집을 묶은 것이다.
시적 대상을 포착하는 시인의 눈은 고고학자의 그것처럼 섬세하고 조심스럽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행복이든 불행이든 치밀하게 들여다본 생의 단면을 실마리 삼아 그 배후...
경험과 환상 세계를 넘어 시가 날아왔다
몽환의 수사학으로 생의 비참함을 꿰뚫어보는 개성적인 시각의 시인 김성규의 『너는 잘못 날아왔다』가 출간되었다. 김성규는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독산동 반지하동굴 유적지」가 당선되어 등단할 때부터 이목을 끈 신예시인으로, 데뷔 이후 4년 동안 치열하게 작품을 쓰고 그 가운데 53편을 엄선해 첫시집을 묶은 것이다.
시적 대상을 포착하는 시인의 눈은 고고학자의 그것처럼 섬세하고 조심스럽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행복이든 불행이든 치밀하게 들여다본 생의 단면을 실마리 삼아 그 배후의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으로 형상화된 이 세상은 비참하지만 한편으로 아름답다. 세계가 스스로 비참한 속을 확 열어젖히면서 비참함의 극점에 다다를 때 그 속에 어리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진실과 오묘한 빛, 시인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그만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모든 것은 산화되어 공기 속에서 부서지고 무너지고, 갈리고 사그라진다. 어쩔 수 없는 풍화작용에 노출된 존재들은 각각이 세상의 한 귀퉁이를 짊어지고 있다. 시인은 이들의 찢기고 쫓기는 일상을 천연덕스럽게 보여준다. 그 일상이 펼쳐지는 지상과, 그 지상을 굽어보고 있는 천상을 노래한다. 그는 단정한 어법으로 매일매일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낯선 풍경에 깊은 시선을 매단다.
가슴을 풀어헤친 여인,/ 젖꼭지를 물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