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새해
야생오리
거북이
벌레 먹은 대추야자나무
거미
청설모
맛조개를 캐는 일
감 따는 사람
유리창
화가의 방
카프카의 도서관
샤갈의 꿈
말죽거리 잔혹사
21그램
아버지와 딸
머리카락?을 남기다
다시, 이미자와 김추자
어쩔 수 없는 일
동어반복
봄이 아프다
제2부
포도알 속에도 씨가 있다
화살나무
징
시 귀신
흰 알약을 꿀꺽 삼켰을 때
어느 대낮 스치는 생의 풍경
해변의 모래예술가
짧고도 길어야 할,
도망가는 연인
목련꽃 지는 까닭
연꽃 못에 갔었네
색, 그리고 계
초경
엉덩이를 만지다
눈의 시인
희망
우문우답
멘델스존을 듣다
플로런스 젠킨스, 제 멋에 겨워 부르는 노래
직박구리의 귀
낡아도 좋은 것이 사랑뿐이랴
늙는 얼굴
판의 미로
제3부
드문 악기
불쌍하고, 불쌍하다
라라 파비안의 아다지오
오, 깜 보디아!
너의 돌팔매
물고기를 기억하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더이상 로망은 없다
소리는 소리로써 이겨야 하는가
절반의 나무
더부살이
펜은 삽보다 가볍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없다
벚꽃잎처럼
진양화원 옆에 사라패션
희망을 쓸 수 없는 시
촛불과 방패
21세기 시론
발문│장석주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일상의 힘, 유장한 시의 여운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서 삶에 대한 빛나는 성찰을 길어내는 이선영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6년 만에 펴내는 신작시집은 그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더 깊어?진 내면으로 일상의 누추와 소멸의 무상함을 견디며 절절하고 유장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시인은 벌써 20년 가까이 시를 써왔다. 당연하지만, 시인은 시인으로서만 살지는 않는다. 시인인 동시에 누군가의 아내이고 어머니이고 생활인으로 그만한 시간을 살아왔다. 그는 평범한 일상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천천히 나이 들어가고, 그 평범과의 불화...
일상의 힘, 유장한 시의 여운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서 삶에 대한 빛나는 성찰을 길어내는 이선영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6년 만에 펴내는 신작시집은 그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더 깊어진 내면으로 일상의 누추와 소멸의 무상함을 견디며 절절하고 유장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시인은 벌써 20년 가까이 시를 써왔다. 당연하지만, 시인은 시인으로서만 살지는 않는다. 시인인 동시에 누군가의 아내이고 어머니이고 생활인으로 그만한 시간을 살아왔다. 그는 평범한 일상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천천히 나이 들어가고, 그 평범과의 불화를 시의 재료로 삼아 삶에 대한 비범한 인식을 벼려왔다. 잘 알려져 있듯, 일상의 시간과 그 속에서 서서히 늙어가는 몸에 대해 그만큼 분명한 자의식을 지닌 시인도 드물지만, 그 자의식은 이번 시집에서 한층 짙고 정제되어 있다. “제 몸에 숨어들어온 바구미떼에 오래도록 갉아먹히는 채로 / 대추야자나무는 심어진 그 자리를 지탱하고 서 있을 뿐이다, 속을 다 털리고서도 / 바구미떼가 새로운 열매를 찾아 우르르 떠날 때까지 / 대추야자의 건재(健在 속에 숨겨진 부재(不在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벌레 먹은 대추야자나무」. 사막의 신산한 불모를 견디며 제 속에 키워온 과육을 통째로 털리면서도 대추야자나무가 그 자리에 가만히 붙박여 있듯, 이제 시인은 소멸과 상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그것을 순순히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