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책머리에: 미국에 애도를
제1부/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
16세기 에스빠냐의 군주 펠리뻬 2세가 도널드 트럼프 각하에게 보내는 서한
미국, 프랑켄슈타인을 만나다
나의 어머니와 트럼프의 국경선
라틴아메리카 음식과 트럼프 장벽의 실패
포크너가 미국에 던지는 질문
제2부/ 역사의 심판
미국이여, 이제 칠레의 마음을 알겠는가
콰이강은 라틴아메리카와 포토맥을 지난다: 고문받는 자의 심정
15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이 도널드 J. 트럼프에게 보내는 격려의 말
세상 끝에서 보내는 메시지
이아고를 고문해야겠는가
트럼프 시대 미국의 공포, 그리고 어린이들
이제 핵에 의한 종말인가?
임무 완수: 부시 동지가 트럼프 동지에게
제3부/ 역사 속 저항의 증인들
마틴 루터 킹의 행진은 계속된다
만델라를 찾아서
진리가 그녀를 자유롭게 하리니
갇힌 몸으로 세르반떼스를 읽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춤추는 우주
네루다, 죽음 저편에서 말하다
칠레에서 멜빌을 다시 읽다
제4부/ 무엇을 할 것인가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
좌파 나라의 앨리스: 춤을 출 거야, 말거야?
그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폭정을 이겨냈다: 힘을 내자, 동지여
히로시마 은행나뭇잎의 속삭임
지성을 향한 트럼프의 선전포고
옮긴이의 말
수록글 출처
무찔러야 할 진짜 괴물을 직시하자:
트럼프라는 “유령”을 만들어낸 미국 사회의 심연을 고찰하다
트럼프 정권의 출현과 함께 도르프만이 가장 먼저 경계한 것은 사회에 대한 감시와 통제다. 이 정권은 좌절과 불만에 찬 다수대중을 호도해 편견과 증오를 부추겨 탄생했고, 그런 선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권의 입맛에 반하는 목소리를 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미국에서 그런 전체주의적 행태가 과연 가능한가? 이런 의문을 매끈하게 반박하는 글이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이다. 국토안보부의 심문과정에서 저자의 현대언어학회 연설문이 압수당하는 가상의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낸 이 글은 그러나 학회 참석자들이 이를 가상이 아닌 실제로, 생생한 공포로 받아들이는 데서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국가적 위기가 닥친다면 사회가 곧장 전체주의로 이행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는 뼈아픈 통찰이 여기서 드러난다.
혐오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가 순식간에 전체주의적 폭력에 노출될 수 있음은 도르프만이 자신의 생애를 통해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독재에 밀려나는지 칠레의 쿠데타를 통해 몸으로 겪었기에 그는 닥쳐올 위험을 경고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좌절한 자들의 분노를 연민하고, “전쟁과 빈곤, 인종주의와 성불평등,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생태적 파국 같은 너무나도 명백한 망령에 맞서” “무찔러야 할 진정한 공포와 괴물을 직시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냉철한 지성과 유쾌한 풍자가 결합된 고급 산문의 정수:
트럼프 시대 야만의 정치를 겨냥하는 칼끝 같은 목소리
도르프만이 트럼프 시대 미국에서 보는 대표적 야만 두가지는 외국인 혐오와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이다. 그 뿌리가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맹목적 욕망에 있다는 점은 같지만 인류의 생존을 건 도박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은 후자가 더하다. 전자를 성찰하는 저자의 어조가 한결 힘있고 통렬한 까닭은 그래서일 것이다. 도르프만은 풍자와 위트, 지적 유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