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목숨 걸지 않는 첨병은 없다
제1부 수난
1장 서막, 오늘의 땅 MBC 대하드라마 「땅」(1991
2장 청와대 비상대책회의 MBC 대하드라마 「땅」(1991
3장 5·16쿠데타 방송되자 ‘중도하차’ 명령 MBC 대하드라마 「땅」(1991
4장 잔인한 4월 MBC 대하드라마 「땅」(1991
5장 죽음 속에서 다시 피어난 승리의 노래 「아리랑」(1991 기획
6장 거목 김기팔 쓰러지다 김기팔 작가 ①
7장 작가 김기팔을 만나다 김기팔 작가 ②
8장 가보지 않은 길 MBC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1981~1982
9장 드라마 사실주의의 구현 MBC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1981~1982
10장 해방공간, 북한 정치를 그리다 MBC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1981~1982
11장 35년 만에 털어놓는 악몽 MBC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1981~1982
12장 굴절시대 MBC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1981~1982
13장 “민나도로보데스” MBC 월화드라마 「거부실록」 ‘공주갑부 김갑순’(1982
14장 한국경제 삼국지 MBC 월화드라마 「야망의 25시」(1983
제2부 PD로 가는 길
1장 어머니 가출 청소년에서 방송사 PD로
2장 조연출 시절, 윤이상과 함께 ‘용의 꿈’을 꾸다 MBC 입사(1973
3장 연출이 되다 MBC 어린이 드라마「엄마를 찾아서」 「철이의 모험」 「달려라 삼총사」(1976 MBC 화요주간단막극「제3교실」(1977
4장 범행동기를 찾아서 MBC 일요주간단막극「수사반장」(1978~1979
5장 1970년대 결산 시리즈 MBC 일요주간단막극「수사반장」(1978~1979
6장 초단기 졸속 기획, 시청률 대박 날 줄이야 MBC 일일연속극 「간난이」(1983~1984
7장 오날날, 잃어버린 내 인생 MBC 대하드라마 「억새풀」(1985
제3부 특집
1장 전쟁의 상처, ‘광주’를 끌어안다 MBC 6·25 특집 드라마 「아베의 가족
왜 시대는 고석만의 드라마를 두려워했는가
책은 저자가 그의 대표작으로 꼽는 드라마를 만들며 당했던 ‘수난’으로 시작한다. 당대의 땅 투기 문제를 다루며 한국사회 발전의 어두운 면을 정면으로 조명했던 드라마 「땅」은 첫회가 방영되자마자 드라마 때문에 청와대 비상대책회의가 소집되는 역사를 남긴다.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댓가는 ‘좋지 못한 내용을 방송한 데 대한’ 사과 명령이었고, 굴하지 않고 5?16쿠데타를 TV 속에 재현하자 외압에 의한 조기 종영을 맞아야 했다. 직접선거에 의해 수립된 정부가 이 땅에 들어섰음에도 드라마 「땅」은 그렇게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사라졌다.
1부 「수난」을 통해 계속해서 소개되는 저자의 드라마 제작 과정에 순탄함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최초의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을 만들면서는 북한 정치의 시작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안기부에 끌려가 고초를 당해야 했고, 당대 재벌을 브라운관에 그대로 소환해 낸 「야망의 25시」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힘에 의해 역시 조기종영당해야 했다. 실천적 독립운동가이자 소설 『아리랑』의 주인공인 김산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담아내고자 했던 시도는 이념 대결의 굴레에 갇혀 있던 시대의 외압을 이기지 못하고 기획 단계에서 좌절되었다.
저자가 거듭 좌절을 겪어야 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어둡고 굴절된 시대를 향해 ‘옳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리더는 잠재적 독재자”라는 저자의 통찰은 이러한 억압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숱하게 ‘정을 맞는’ 상황에도 그가 계속해서 ‘모난 돌’로 살 수 있던 것은 그의 옆에 또 한명의 ‘모난 돌’ 김기팔 작가가 항상 함께했기 때문이다. 김기팔-고석만 콤비는 처음 만난 1981년부터 김기팔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내내 동반자로서 시대의 어둠과 맞섰다. 두 사람이 염원한 민주사회의 모습은 “민주주의를 주인공으로 한” 「제1공화국」 이후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공유되었다.
왜 시대는 고석만의 드라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