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한국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
제1장 동아시아 위계질서의 역사적 변화에 따른 조공 개념
제2장 근대 한국의 독립 개념
제3장 지역질서로서 공동체 개념의 등장: 동아협동체론의 성립, 전파와 식민지 유통
제4장 북한의 평화 개념, 1949년: 한설야의 수필과 소설을 중심으로
제5장 북한의 자주 개념사
제6장 자유민주주의의 공간: 1960년대 전반기《사상계》를 중심으로
제7장 한반도에서 연방의 개념사
제8장 한국의 정보화 개념: 미래개념사 연구를 위한 시론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개념사 연구의 최전선
개념과 역사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포착하다
25년 이상 국내의 개념사 연구를 이끌어온 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가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함께 오늘날 한국 사회과학 개념사 연구의 생생한 활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엮어냈다. 유럽의 개념사 연구에서 큰 주목을 받은 라인하르트 코젤렉의 독일 개념사 연구를 디디고 넘어서, 한반도에서 전개된 개화와 척화의 싸움, 중국과 일본의 매개, 유럽의 전파 등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좀 더 복합적인 한국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아홉 명의 저자들이 부단히 연구해온 결실이다.
하영선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고대의 종교혁명, 근대 초기의 정치혁명, 근대 중기의 산업혁명에 이은 근대 말기의 기술지식혁명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통성 전쟁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21세기의 개념 전쟁은 이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개념 전쟁의 승패는 21세기 미래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를 크게 좌우할 것이기에 21세기의 한국 개념사 연구는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하며, 따라서 이 책에서는 과거의 한국 개념사 연구에 비해서 한층 더 복합적인 시공간을 다루기 시작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각각의 맥락에서 역사와 개념의 상호작용을 살피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시도들이 흥미롭다. 북한식 ‘자주’ 개념의 탄생 배경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5장에서는 북한이 극단적 자주 개념을 강화해왔지만 이제부터는 ‘핵자주’ 이외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날카롭게 진단한다. 또한 국제정치학의 시각에서 한국의 정보화 개념을 살펴보는 8장에서는 ‘정보화’의 개념을 묻는 것은 과거를 평가하고 현재를 진단하는 차원을 넘어서, 다가오는 미래 정보화를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개척하려는 미래 전략의 실천 방향을 잡는 문제라고 분명하게 지적한다.
‘조공, 독립, 공동체, 평화, 자주, 자유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