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무비 스님
1장 청산은 말없이 높고 호수의 물은 홀로 깊네 - 적명 스님 일기
가을 상념 | 부동의 도량 | 진실의 참구 | 고개 돌림이 없게 하소서 | 대력보살 | 일 | 사표 지효 스님 | 실상과 미망 | 이번에 해결하라 | 수행자와 선행 | 방심에 대한 참회 | 수행자와 가난 | 독선 | 한길 | 다짐 | 수행자의 고뇌 | 선물 | 부처의 세계를 여옵소서 | 욕망과 청량 | 입방의 각오 | 장애와 공부 | 도반 | 구속으로부터 구해 놓기를 | 재색의 화 | 안주 | 구도심 | 수행자의 사랑 | 속지 않기 | 현재 하는 공부 | 존재, 변화 | 지리산 | 욕망의 인정 | 쾌락에 대한 사혜 | 정진의 기쁨 | 자기 성찰 | 자신에 대한 이해 | 나의 바람 | 쉰하나 | 용기 | 맹리 | 파도 같은 정진 | 화두, 절망, 화두 | 의정 | 비로굴을 떠나다 | 상과 정 | 앞으로 가라 | 지혜의 검을 갈라 | 육십의 결사 | 간절함의 반성 | 생사고 | 환갑 | 공부 속도 | 공부의 기복 | 의식의 그림책 | 선지식의 공부거리 | 적멸에 안주할 때 | 화두의 단속 | 천 개의 칼, 만 장의 얼음 | 점입정절 | 사제의 죽음 | 실참실오 | 티끌 속에 나를 던지지 말라 | 이미 님을 향해 떠났는데 | 욕망을 경계하라 | 늘 거니는 마당에 풀이 자라지 않아야 하나니 | 화단의 꽃 | 무심의 재를 넘어 | 무상 무념 | 수행의 끝없음이여 | 석양의 나그네
2장 티끌 속에 나를 던지지 말라 - 적명 스님 법문
선정과 지혜의 계발 | 번뇌의 처리 | 수행의 가치 | 발심 | 간절함 | 자기 절제 | 대중과 토굴 | 친소 | 보원행 | 깨달음과 감동 | 나를 위한 중생 구제 | 수행은 기쁨 | 화두 드는 법 | 공부 안될 때가 잘될 때 | 불이 | 중도 | 반야심경
3장 사멸 그 너머에 미소 띤 님 기다리네 - 인터뷰.추모의 글
비로토굴 적명 스님(이윤수 | 적명 스님과의 밤샘 토론(법인 스님
적명 스님 행장(연관 스님
일상과 수행이 다르지 않다
인간 적명과 수행자 적명
이 책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심 내용은 단연 ‘스님의 일기’이다. 일기 속에서 편편이 발견되는 수좌 적명의 진면모는 우리가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데에 있다.
있는 것 어느 하나 / 허상 아님이 있던가?
조그만 들꽃에 팔려 / 벼랑을 구를까 두렵노라.
- 본문 39쪽
일평생 수좌의 길만을 걸어 온 스님의 일기에서 우리는 ‘조그만 들꽃에 팔려’ ‘벼랑을 구를’ 것을 염려하는 누군가를 발견한다. 대중처소로 자리를 옮기며 자신을 바라보는 후학들의 기대에 찬 시선을 두려워하는 자, 끊임없는 변멸 가운데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걱정하는 자를 만나기에 이르면 우리는 색안경을 벗고 진짜 ‘적명 스님’과 마주앉게 된다. ‘세사世事를 초월한 경계’에 선 도인 대신 ‘뇌고惱苦로운’ 현재를 끊임없이 번민하는 ‘인간 적명’이 눈앞에 서리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매일같이 자신의 행동 하나, 생각 하나에도 의지의 칼날을 세우고, 빈틈 하나 허락하지 않는 자기성찰의 문장에 이르게 되면 스님을 왜 ‘진정한 수행자’이자 ‘사표師表’로 여기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 가는 시간이여! / 나를 버리지 말라.
부질없는 티끌 속에 / 나를 던지지 말라. 던지지 말라!
- 본문 131쪽
‘수좌’. 적명 스님을 이토록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더 있을까? 오직 ‘깨달음’을 향한 일에 몰두해 온 스님에게 이것 외의 어떤 수식도, 표현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스님 스스로 적어내려 간 지난 행적을 더듬으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고승高僧 혜홍 각범慧洪覺範의 게송에 대해 스님이 일기에 적은 것처럼 ‘매우 용감하다’고…….
하루 열두 번 참회해도 부족하고 백 번을 새롭게 다짐해도 오히려 모자란다. 수좌의 마음속에 안이함이 자리해서는 안 된다.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는 자긍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수좌의 가슴은 천 개의 칼이요, 만 장의 얼음이어야 한다.
- 본문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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