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가 바뀌고 세기가 바뀌어도
미술 작품이 대중의 상상력 속에서 계속 살아남는 요인은 무엇일까?
‘생경함’이란 여러 번 보고 또 보면 익숙해지고 마는 그런 종류의 새로움이 아니다. 오히려 작품이 제작된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살아남는 강력한 무엇이다. 뛰어난 작품에는 반드시 고갈되지 않는 생경함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 세부, 특징이 있다. 이것이 없으면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마음을 울리는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기에 명작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지은이는 지난한 시간과 반복된 노출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보는 듯한 생경함을 간직한 것이 ‘명작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하며, 바로 그런 조건을 갖춘 작품을 이 책에 선별해 소개한다.
책 속에서 생경함은 ‘눈고리’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이 책에서 ‘눈고리’라고 번역한 ‘eye-hook’은 본래 밧줄·쇠사슬 따위의 끝의 고리에 달린 갈고리를 뜻한다. 기원전 4만 년 전에 제작된 상아 조각인 「홀레 펠스의 비너스」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여성상으로 이 여성의 가슴과 엉덩이는 무척 도드라지게 표현됐지만 정작 머리는 없다. 머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는 대신 소유자가 목걸이로 착용할 수 있도록 고리가 붙어 있다. 결국 이 조각상을 목에 걸면 소유자의 머리가 조각상의 머리를 대신하게 되는 셈이다. 이 작품에 생경함을 부여하는 이 고리에 착안하여 지은이는 이후 소개하는 작품에서 생경함을 부여하는 요소이자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를 눈고리라고 지칭한다. 모든 명작에는 거부할 수 없이 관람자의 눈을 잡아채는 ‘눈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눈고리는 한눈에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작품에서 차지하는 물리적 존재감이 미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작에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도 매혹시키는 요소가 반드시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요소, 즉 눈고리는 아무리 미미해 보여도 그것이 없다고 가정하면 작품 전체가 힘을 잃고 마는 놀라운 위력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명작이 품은 위대함은 바로 언뜻 간과하기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