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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저자 송지원
출판사 태학사
출판일 2009-05-25
정가 15,000원
ISBN 97889596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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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4

제 1부 ... 노래하는 삶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_여성 음악가 계섬 13
가곡 장단에 활연관통하다 _가객 장우벽 22
가요는 기록해 놓지 않으면 사라진다 _꽃을 사랑한 가객 김수장 31
나를 잊고 세상을 잊고 부르는 노래 _여성 음악가 석개 41
그 어떤 폭풍우도 흐트러뜨리지 못하는 소리 _서울의 가객 송실솔 47
영혼을 흔들고 마음을 울리는 소리 _오디오형 가수 남학 56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선택한 노래 _유학자 집안의 노래명인 류송년 62

제 2부 ... 거문고와 가야금의 명인
고변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연주하지 않겠소 _겨울의 음악가 김성기 69
늘그막에 비로소 짝이 있는 즐거움을 알았노라 _금사 이원영 79
고기 맛을 잃게 하는 거문고 음악 _이승무와 거문고 85
이 오동나무는 나를 저버리지 않았네 _김일손의 탁영금 92
즐거우나 지나치지 않고 슬프나 비탄에 젖게 하지 않는다 _우륵과 가야금 109
거금도 암자에서 이루어진 음악 _졸옹의 가야금 116
장가를 먼저 들고 가야금을 배우시오 _가야금 연주자 민득량 123

제 3부 ... 해금과 비파·대금·퉁소의 명인
해금 음악을 듣고 아는 자가 몇이나 될까요 _류우춘과 해금 133
나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리다 _송경운과 비파 139
나막신에 풀이 솟아오르다 _정약대와 대금 147
지음 앞에서 연주한 단풍 물든 대금 소리 _대금부는 사나이 억량 157
만인을 즐겁게 하는 악기는 속이 비어 있다 _대금의 신선 김계선 167
상장으로 퉁소를 만든 기인 _숨어사는 음악가 장천용 175

제 4부 ... 이론가와 작곡가
예와 악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_음악 이론가 정조 183
신분제 해체와 문화적 욕구 분출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정처(正妻가 아닌 첩의 소생은 서얼(庶孼이라는 굴레 속에서 세상의 눈 밖에 난 인간 군상들이었다. 이러한 계층은 19세기에 이르면서 자기 자신을 의식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재주에 의탁하여 표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문재(文才가 있는 사람은 문장을 통하여, 그림에 재주가 있는 사람은 그림으로, 음악에 재주가 있는 사람은 연주나 소리 또는 연희(演戱로 자기들의 삶의 고뇌를 표현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문재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울울한 심정을 글로 나타냄은 물론, 주변의 타고난 재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 오늘 우리가 그들의 삶의 일부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자신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서 같은 고단한 삶을 사는 그들의 일상을 기록한 것이다.

저물어가는 것의 아름다움
저자 송지원 교수가 이러한 옛 음악인들의 삶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소외된 서얼 출신 문인들의 기록 덕택이다. 그들의 기록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다간 옛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재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먼 과거의 옛 음악인들, 이들에게 갈 수 있는 다리를 내게 놓아준 것은 보이지 않는 어떤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은 결코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았고 멀리 있어 쉽게 다가갈 갈 수 없었다. 옛 음악인들 이야기는 그저 옛 이야기일 뿐이었고 ‘지금 여기’의 나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다. ‘타자’일 뿐이었고 개별 낱말들의 조각일 뿐이었다. 그것이 하나의 담론 덩어리이고 삶의 하중을 통과한 묵직한 의미 덩어리라는 사실은 뒤늦게 발견한 ‘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길은 소가 먼 산을 바라보듯 무심한 마음으로 옛 기록들을 다시 접하자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 길은 마음을 비운 채 옛 사람들과 재회하는 ‘성스러운 시간’의 회복을 통해서 비로소 열렸다. 옛 음악인들의 입에서, 손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