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잣대에 휘둘려 꿈을 잃어버린 소년과 소녀가
자신만의 빛을 찾아 떠나는 아주 특별한 일탈기
“네 그림자를 볼 때마다, 네 곁에 내가 있다는 걸 기억해줘.”
누구보다 스쿼시를 사랑했지만, 1등만을 요구하며 다그치는 아버지의 태도에 상처받은 소년 제이미. 그런 제이미는 숨 막히는 집에서 뛰쳐나와 집 근처에 숨겨둔 아지트로 도망친다.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장소라고 생각한 아지트에서, 제이미는 뜻밖에도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한눈에 봐도 도망자 신세였던 소녀는, 설상가상으로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 소녀는 제이미가 자신을 해칠까 두려웠는지 무척 경계했지만, 제이미는 그날 이후로 소녀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집에서 먹을 것과 담요를 가져다주고, 그런 제이미에게 소녀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온 제이미에게 아버지가 하는 말이라곤 한심하다, 더 노력해라, 스쿼시 경기에서 지면 용돈을 끊겠다, 차도 태워주지 않을 테니 혼자서 걸어오라는 둥 폭력적인 말뿐이었다. 제이미는 소녀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은 주인공이 아니라 그림자라며, 아버지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제이미의 고민을 들어주던 소녀 역시 자기도 평생 도망치며 살아야 하는 그림자 인생이라고 말한다. 두 그림자는 그렇게 서로에게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갔다.
소설 『스쿼시』 전반에 걸쳐 ‘스쿼시’는 제이미에게 큰 의미가 된다. 제이미는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꿈을 꾸게 만들어준 스쿼시를 하면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고, 또 스쿼시로부터 도망치며 가족으로부터 함께 도망쳤다가, 다시 스쿼시 라켓을 잡으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이 선택한 길 위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그림자 소년과 소녀를 따라 사랑과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함께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