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출현 이전 초기 유대교는 이스라엘의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하나님이며 오직 그분만이 경배를 받아 마땅하다고 믿는 유일신론을 신봉했다. 당대의 다종교적 환경 속에서도 초기 유대인들은 유일하신 하나님 야웨만을 단언하는 쉐마를 날마다 아침과 저녁으로 두 차례나 낭송할 정도로 아주 철저한 유일신론자들이었다. 역사적으로 유대교의 토양에서 출현한 초기 기독교 역시 이 점에 있어서는 결코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유일신 사상을 받아들이면서도 예수를 그 하나님과 대등한 존재로 여기며 그분께 신적 경배를 올려드렸다. 신약성서는 이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일은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러한 수수께끼와도 같은 질문을 던지며 초기 기독교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는 연구 분야가 바로 초기 기독론이며, 이 책의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견해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본서에서 획기적이며 참신한 견해를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보컴은 조직신학으로 학문의 길에 들어섰다가 성서학으로 전환한 특이한 경력을 지닌 학자로서, 성서학에 능통하면서도 조직신학적인 안목을 겸비하고 있어 성서학자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지적한다. 진보적인 학자들은 예수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기보다 한 인간에 불과했지만, 초기 기독교에 이방인들이 대거 투입되는 과정을 통해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그를 신성을 가진 분으로 추앙하게 되었다고 본다. 초기 기독교의 기원을 유대교에서 찾는 많은 학자들 가운데서도 초기 유대교 내에서 하나님의 지혜나 말씀처럼 하나님의 속성이 의인화되거나 주요한 천사 혹은 승격된 족장들이 높임을 받는 기존 전승에서 초기 기독론의 전례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을 때, 보컴은 초기 유대교의 신적 정체성 개념에 전착한다. 그는 제2성전기 유대인들은 하나님에 관해 말하고 생각할 때 후대의 니케아 공의회 신학자들처럼 신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하나님은 누구신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