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들어가는 말 쓰는 존재
1 자라지 않는 남자들과 남성연대
19 괴물은 침묵을 먹고 자란다
23 ‘아버지 황정민’과 지금 여기의 ‘아재정치’
27 성性과 장애의 관점에서 보기
31 ‘여혐’ 권하는 예능
35 백래시와 여혐 시장
39 “이게 한국남자야”
43 자라지 않는 ‘아재들’과 한남 엔터테인먼트
46 ‘나쁜 남자’, 누구를 위한 판타지인가
50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53 홍준표 대표님께 드림
57 ‘가부장제 이후’는 오지 않았다
61 고개 숙인 남자, 잘나가는 여자?
65 ?〈조커〉, 어느 인셀의 탄생
69 남자들이여, 더 가까이 오라
2 해로운 말들 앞에서
75 ‘개독’은 혐오 표현일까?
79 87년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하는 한 가지 방법
83 ‘길라임’은 무엇의 이름인가?
87 수치심의 학교
91 차별에 찬성한 어떤 페미니스트 대통령
95 동일범죄 동일수사 동일처벌
99 반지성적 의미 왜곡에 대응하는 법
103 페미니즘과 포퓰리즘이 교차할 때
107 어떤 정치인은 더 해롭다
111 대한민국이 신정국가입니까?
115 ‘보이지 않는 것’이 보여주는 것
119 ‘보이는 것’이 들려드릴 이야기
123 A 하사와 함께 질문하자
3 싸움이 열어준 세계
129 페미니즘은 ‘파워’가 된다
133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138 ‘가모장’과 ‘문명남’으로부터 배우라
143 다시 만난 세계
147 싸움에도 머뭇거림은 필요하다
151 월경,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권리
155 여러분, “자, 이제 댄스타임”
159 콘돔은 섹시하다
163 영화제도의 남성 카르텔을 묻는다
167 소소하지만 드라마틱한, “3시 STOP!”
171 얼굴을 되찾는 용기
175 비혼주의자의 싱가포르 여행과 성평등 개헌
179 또 하나의 혁명, 청소년 참정권 운동
183 두려워 말라, 그들은 그저 세상을 바꾸고 있는
남자들, 그들의 세계에선 대체 무슨 일어나고 있는 걸까
남자들이 성장하지 않은 채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중요한 화두다. 어쩌면 모든 게 여기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남자들은 왜 자라지 않았는가? 이 말은 실제로 변화도 발전도 없는 현실의 남성들뿐 아니라, 남성들을 언제나 ‘어린 아들’ 캐릭터로밖에 상상하지 못하는 대중문화 현실 또한 가리킨다. 그래서 ‘아버지’는 70~80대 ‘어르신’의 얼굴로 상상되며(영화 <명량>, <국제시장>, 40~50대 남성들은 ‘교복을 입고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JTBC <아는 형님>이거나, 나이 든 엄마에게마저 여전히 보살핌 받아야 하는 ‘어린 아들’(SBS <미운 우리 새끼>이다.
이는 한국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적 역사관에 사로잡혀 있음을 방증한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386 남성들은 여전히 상징적으로 아버지를 죽이지 못했고, 그리하여 어른의 몸에 갇힌 ‘어린 아들’의 정신세계를 살고 있다.” ‘자라지 않는 아재’가 시대정신인 그런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셈이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을 지지하기 위해 “5959uzuzu.com”(오구오구 우쭈쭈라는 도메인으로 웹진을 만든 일부 문인들의 행보는 그 시대정신이 얼마나 끔찍한지 잘 보여주었다. 이들의 강고한 연대는 탁현민 전 행정관을 비호하는 것에서 ‘그 빛을 발했다’.
하지만 ‘철들지 않는 남자들’보다 더 해로운 건 이들이 서로 연대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연대는 여성을 비롯한 ‘비 남성’들을 역사의 외부로 추방하는 상상력을 통해 작동한다. 그런 점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음란물 공유사이트 ‘소라넷’은 그 연대의식이 대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얼마나 더 나쁜 해악을 가져올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으로 기억된다. ‘음란 게시물’은 물론 하루에도 몇 건씩 ‘강간 모의’가 올라오는 일이 대체 어떻게 가능한 걸까? 그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행각이 소라넷에서만큼은 ‘영웅시’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