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라고? 여기서 ‘여성’은 무엇인가?
보부아르 등 당대 페미니스트들을 충격에 빠트린
모니크 위티그의 국내 첫 번역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이슈가 될 때마다 그들이 여성인지 아닌지 따지는 목소리가 거세진다. 성전환을 했더라도 ‘여성’이 아니라는 주장도 강해진다. 이 지점에서 어떤 이들은 묻는다. 여기서 말하는 ‘여성’이란 무엇인가.
3, 40년 전 먼저 이 질문에 답한 이가 있다. 바로 모니크 위티그(Monique Wittig, 1935-2003다. 위티그가 이런 상황을 목도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요? 그러면 당신이 말하는 여성은 뭔가요? 그나저나 여성이란 ‘원형’이 있긴 한 건가요?” 하고 말이다.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모니크 위티그는 프랑스 작가이자 급진적 페미니스트다. 2003년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까지 글쓰기와 사회적 실천을 통해 남/녀 이분법과 이성애 중심주의를 해체하려 분투했다. 특히 첫손으로 꼽는 페미니스트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여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유명한 명제를 뒤흔듦으로써 당대 페미니스트들을 동요시킨 이로 유명하다. 위티그는 보부아르의 말은 여성이란 원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며, 그런 생각이 남/녀 이분법과 이성애 사회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 마인드(Straight Mind, *Straight는 이성애를 뜻한다》는 위티그의 유일한 이론서이자 국내 첫 번역서다. 위티그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에세이 9편만 엄선한 것이다. 위티그는 페미니즘이나 퀴어 이론을 공부하는 이들에겐 유명한 이론가다. 《젠더 트러블》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그 분야 책들에 자주 인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글들의 전문은 보기 어려웠다. 위티그 책이 지금껏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위티그의 작업이 2000년대 초반 한국에 소개된 프랑스 페미니즘과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