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화영
나다공동체 대표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성해석을 주제로 박사학위(Ph. D.를 받았으며, 현現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그녀의 관심은 영성의 원형적 요소를 교차학문적으로 통합하여 연구하는 것이며, 그 이치를 일상의 삶에서 실현하도록 가르치고 세우는 일이다.
지은 책으로는『영성, 삶으로 풀어내기』,『자유의 영성』,『광야에서 부르는 노래』,『영원의 사랑이 시작되다』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사랑의 신학』이 있고,『뇌와 종교교육』은 출간 예정이다. 주요 논문으로는「통합적 영성의 현상과 과정에 대한 연구 : 양가적兩價的 무無의 균형equilibrium과 돌파breakthrough를 중심으로」,「무無의 몸-되기를 통한 신학과 과학의 연대連帶 : 신비의 근원과 탈 영토화된 몸 안에서 만나다」,「페미니스트 평화-침묵하는 자에서 코레의 복원가로」등 다수가 있다. 저자의 학문적 관심은 영성과 현대학문의 교차적 대화를 통해 통합적 관점으로 난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개국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과 문화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기이한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극심한 취업난?경제난 때문에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에 이어, 집과 경력까지 포기한 “오포세대”까지. 차라리 10년 전의 “88만원 세대”가 부럽다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이토록 벼랑까지 내몰린 까닭은 무엇일까?
소진사회, 장치에 포획된 비극적 주체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를 동해의 어느 밤바다로 인도한다. 밤의 해변에 나서면 검은 밤바다를 수놓은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과 가짜 안정감을 주는 수족관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집어등은 반짝이지만 오징어들을 포획하기 위한 ‘장치’이며, 상어가 없어 안전해 보이는 수족관은 실은 죽기 위해서 연명하는 생물들이 살아가는 기이한 곳이다. 그렇기에 그곳은 진정성(authenticity을 흉내 내는 가짜 생태계이며, 자기답게 삶을 살 수 없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조작된, ‘사물화된’ 존재들이다. 집어등과 수족관, 이 두 가지는 ‘소진사회’에서 사람들을 착취하고 소진하는 장치를 저자가 빗댄 말이다. 오늘날 시대의 억압은 ‘집어등’처럼 매혹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수족관’에서처럼 가짜 안정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결국 사람들은 끝없는 억압과 경쟁, 소진 속으로 내몰린다.
그러나 물고기는 본디 바다에서 살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바다는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먹이사슬, 살아있는 고난, 번식을 위한 끌림과 욕망 등이 충만한 세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본래적 생명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가? 더불어, 살아있는 개인 뿐 아니라 진정한 연대로서의 공동체는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가? 또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으로서 인문학적 소양과 종교는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이 저자가 이 시대의 ‘인간’과 ‘종교’에 던지는 화두이다. 그리고 이 화두는 곧 책의 제목인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로 드러난다.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