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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 : 나와 당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11개의 시선
저자 오후
출판사 사우
출판일 2020-02-27
정가 16,500원
ISBN 979118733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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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1 주인공은 깨어 있다 ? <제럴드의 게임>
02 정의를 외치는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 ? <히든 피겨스>
03 히스토리가 아닌 해프닝 ?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04 역할 놀이를 끝낼 때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05 우리는 누구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가 ? <미세스 팡>
06 돈에 의한 자유, 돈으로부터의 자유 ? <서울역>
07 큰 슬픔에 꼭 큰 위로가 필요한 건 아니다 ? <땐뽀걸즈>
08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 <필로미나의 기적>
09 선거가 끝나면 노예가 된다 ? <마나나의 가출>
10 법을 어기는 비범한 정신 ? <카르텔 랜드>
11 포기하지 않는 용기 ? <소공녀>

에필로그
“시선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모두가 비난하지만, 누구도 바꾸려 하지 않는 시대를 바라보는
아나키스트의 예리하고도 따뜻한 11개의 시선

우리 사회의 계급 격차는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 부모의 재산은 물론이고 학력과 일자리까지 대물림된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차별과 배제가 심해지고 있다. 정직원은 비정규직을, 인서울 대학생은 지방대생을, 아파트 주민은 경비원을 차별한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개 단어로는 모자라는 서열의 세계만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흑인 천재 여성들의 분투와 성공을 그린 영화 <히든 피겨스>를 보자. 소수자가 차별을 이겨내고 성공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주제다. 저자는 이 영화에서 ‘개천에서 난 용’ 스토리가 유포하는 보수적인 세계관을 폭로한다.
“개천 용의 성공을 인정해주는 이는 누구인가? 바로 권력자다. 그들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강자의 인정을 받아야만 소수자가 능력을 인정받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그게 이 감동적인 영화의 한심한 세계관이다. 실제로 이따금 개천에서 난 용이 등장하기에 우리는 이 사회의 시스템이 건강하다고 착각하고, 체계는 더 공고화된다.”
경제 성장이 멈추면서 용이 되는 숫자는 줄어들고, 그럴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이 우리 사회의 계급 문제를 더 심화시킨다. 승자는 승리에 대한 보상을 원한다. 그래서 작은 권력이라도 얻으면 그걸 못 부려서 안달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정의와 공정함에 대한 강박에 시달린다. 누군가 규칙을 어기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일례로 KTX 승무원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싸울 때 일부 시민들은 “비정규직 승무원들이 공짜로 정규직이 되려고 한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공정한 입사시험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볼일이 급한 사람들이 화장실을 서로 차지하려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화장실을 누가 먼저 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