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함이 아니라 ‘평등하지 못함’에 분노하다
‘불평등’이라는 역사적인 난제 앞에 선 현대사회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기원전 500년경 공자의 가르침에서 유래된 말이며 ‘백성은 가난함이 아니라 고르지 못함에 분노한다’는 뜻으로 다수의 고전에서 사용되었다. 이를 통해 그 오래전에도 현시대의 심각한 문제인 ‘불평등’이 존재했고, 역시나 오늘날에도 그러한 것처럼 불평등이 많은 사람에게 분노를 자아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단 부의 불평등뿐만 아니라 신분의 불평등, 인종적 불평등 등 각종 불평등은 짐작할 수도 없는 시간 너머에서 탄생했으며, 역사의 기준점이 바뀌고 전쟁이 반복되고 냉전이 끝나고 세계적인 지도자와 영웅들이 거듭 나타나고 사라지는 동안에도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심화되었다. 즉, ‘불평등’은 자신의 외피만 다종다양하게 바꾸어오면서 ‘평등하지 못함’이라는 명맥은 오늘날까지 유지해온 역사적인 난제다.
오늘날 세계는 매우 불평등한 곳이다. 부자의 빈자의 격차는 더더욱 벌어지고 있다. 부유한 개인들은 권력의 편안함을 누리면서 엘리트 세계에서 산다. 반면에 이 시간에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수백만 아동들과 가정 폭력을 당하는 수만의 여성들, 그리고 저임금을 받으며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처럼 사람들 사이에 나타나는 극명한 대조 뒤에는 권력 제도와 관습, 이념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각각의 불평등 구조에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마도 역사적인 시간 내내 우리 사회에 분노와 연민을 자아내고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인류의 절박한 과제, 결코 간단하지 않은 ‘불평등’을 진단하다
부의 불평등을 넘어 건강 불평등과 실존 불평등까지, 끝나지 않는 불평등의 근원과 범위에 관하여
한국 사회는 이른바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수저계급’으로 나뉜지 오래고, 어느덧 당장 탈출해도 이상할 것 없는 ‘헬조선’이 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양극화 문제, 즉 ‘부의 불평등’을 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