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
수록 일기 해설
1부 조선이라는 ‘국가’에 살았던 사람들
1 _ 시대의 아픔, 개인의 비극
두 감사의 불편한 술자리|고약한 별 태백성이 대낮에 뜨니|화려한 공작새, 전쟁을 예고하다|흉당의 집을 부수어라, 인조반정의 여파는 지방까지|백성들을 쥐어짜면서 의량이라니|‘환향녀’, 병자호란보다 더 가혹한 현실 앞에서|명분 없이 이뤄진 영남 유림 탄압
2 _ 신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오죽했으면 ‘투탁’해서 노비신공을 바쳤을까|노비와 결혼한 여자, 그 뒤웅박 같은 삶|사람이 먼저! 첩의 삼년상을 지내다|“노비는 재산”, 추노를 부린 이유|종이 부역, 하삼도 사찰의 몰락 이유|승려로 산다는 것, 때로는 가마꾼으로 때로는 희극인으로|통청, 엄격한 신분제에 숨구멍을 틔우다
3 _ 조선을 만든 국가 시스템
사기꾼까지 등장한 왕실 직속 내수사의 위세|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의 반발을 산 호패 개혁|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라, 치밀한 살인사건 처리|도덕정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 피혐|허참례와 면신례, 영광만큼 가혹한 관료 신고식|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매스미디어, 조보|후임을 스스로 정하는 자대권의 명과 암|조선의 인사청문회, 서경|조선 왕조 역사 보존의 중심, 태백산사고|어머니의 눈물, 임금의 눈물
2부 조선 사람들이 살았던 ‘공동체’
4 _ 사람 사는 마을, 문제도 많아
향안,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삭적, 향권이 행사한 자율적 처벌|산송, 묫자리를 둘러싼 산 사람들의 다툼|근엄한 성리학자의 ‘내 논 찾기’|사람을 향한 저주, 저주보다 더 무서운 사람|공자의 권위를 침범한 살인사건 조사|사이비 부처, 가난한 백성을 울리다|조야를 들끓게 한 도산서원 위패 도난사건|가벼운 허물을 덮어 주는 지혜, 제마수
5 _ 마을의 갑甲, 수령이라는 사람들
“웬만하면 떠나지 말기를”, 구관은 늘 명관인 까닭|꼼짝 마라, 지방관! 임기 5년 중 연 2회 인사고과|현감을 물러나게 한 투서의 위력|목민관도 목민관 나름|가렴주구를 도운 아전, 고
조선의 삶을 온전히 담은 자료의 보고寶庫, 민간 일기
기록의 나라답게 조선의 유학자들은 숱한 일기를 남겼다. 생활일기는 물론 서원을 세우는 영건일기, 관직일기, 여행?전쟁 일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심지어 유배일기도 있다. 민간 소장 기록유산을 수집, 보존하는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에는 대략 3,000점 정도의 일기류가 보존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DB 구축과 번역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창작 소재로 2차 가공한 ‘스토리테마파크(http://story.ugyo.net’를 서비스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 작업들에 참여했던 이들이 그중 20권의 일기에서 ‘조선의 일상’을 길어낸 것이다. 조선 사람들의 ‘육성’을 통해 역사책이 놓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옛사람들의 지혜에 놀라고, ‘예나 지금이나’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게 된다. 한마디로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달달 외우던 ‘죽은 역사’가 아닌 ‘살아 숨쉬는’ 흥미로운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오늘’의 거울도 될 만한 국가 시스템
책은 일기가 다룬 소재에 따라 국가?공동체?개인 3부로 나뉜다. 이 중 1부 조선이라는 ‘국가’에 살았던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정비된 제도가 ……’ 하고 놀랄 만한 내용이 여럿 실렸다. ‘피혐’이란 게 그렇다(104쪽. 사간원이나 사헌부 등에서 탄핵받은 관리가 조정에 출사하지 않고 대기하는 것을 ‘피혐’이라 했다. 스스로 물러나 자신에게 혐의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조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죄인을 가두고 곤장과 같은 중벌을 내릴 때에는 심문관 두 명이 함께 추국하도록 한 ‘동추’란 제도도 규정되어 있었다(100쪽. 아버지가 시험관이 되는 바람에 300년 만의 기회인 경상도 특별 과거시험에서 응시조차 못하게 된 ‘상피제’ 이야기는 또 어떤가(291쪽.
‘있는 놈’들의 횡포는 예나 지금이나
그런가 하면 가진 자들의 꼼수, 횡포를 꼬집는 이야기도 여럿 나온다. 법으로 향교의 수와 규모를 정해 놓았음에도 유생들이 군역을 피하기 위해 너도나도 향안(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