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문학 원본사진자료집’ 시리즈는 백릉 채만식의 유족이 소장해온 친필원고 및 자료들을 책으로 보존하여 널리 알리기 위한 작업이다. 첫 번째 권은 채만식의 육필원고 데뷔작인 『과도기』(2006, 예옥이며, 이번에 두 번째 권으로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를 500부 한정본으로 펴내었다.
이 책의 중심 텍스트인 279장의 이미지는 저자가 직접 신문 연재소설을 스크랩하여 재구성하고 편집한 원고이다. 그리고 원본 텍스트와 똑같이 입력한 자료, 현대 표기법에 따라 현대역한 교정본 자료가 추가되어 작품의 완벽한 감상과 이해를 도왔다.
저자 교정본의 희귀한 증거자료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의 원래 제목은 ‘인형의 집을 나와서’이다. 1933년 5~11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인형의 집을 나와서’를 저자 본인이 직접 재편집.재구성한 수정본이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인 것이다. (채만식전집에 수록된 작품 역시 이 수정본을 텍스트로 삼았으나 제목은 ‘인형의 집을 나와서’라고 되어 있다
70여 년간 유족의 손에 보관되어 오는 동안 종이는 많이 낡아버렸지만 279장에 담긴 그 내용은 훼손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원본이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스캔하여 책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한 가치를 지닌다. 이와 같이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을 작가가 직접 스크랩하여 교정한 원본자료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세심하고 성실했던 작가의 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이 자료는 앞으로 채만식 문학 연구를 도울 것이며, 당대 작가들의 작품 개정과정에 대한 한 증거를 제시한다.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 원고는 신문을 일일이 노트에 오려 붙인 후 내용을 과감히 삭제하거나 덧붙인 것이며 문장 및 오식(誤植까지 교정되어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전체 17장으로 구성되었던 신문연재본을 14장으로 재편성하였으며, 피폐한 농촌 현실에 대한 묘사나 주인공 여성이 사회주의적 세계관에 눈뜨는 장면 묘사 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