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육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말하다 005
제1부 이광수 문학과 육체
1장 근대와 새로운 ‘몸’ 만들기 024
1. 근대적 몸의 의미
2. 「민족개조론」과 몸
2장 몸의 개조에 대한 낙관적 전망 -『무정』 032
1. 몸의 개조와 자아 인식
2. 가정과 몸의 개조
3. 사회적으로 훈육되는 몸, 통제되는 몸
4. 진화의 은유학
3장 욕망에 지배되는 몸, 욕망에 파멸되는 몸 -『재생』 106
1. 거대 서사의 붕괴와 자본주의 질서의 수립
2. 쾌락적 실천들과 욕망의 장으로서의 몸
3. 몸을 지배하는 에로티즘의 질서
4. 도달할 수 없는 도덕과 욕망과의 거리
4장 몸을 통한 개조의 완결편 -『사랑』 156
1. 과학적 진리로서의 인과율과 몸
2. 몸의 개조와 의학
3. 근대 의료체제에 의한 몸의 훈육과 통제
4. 정서활동의 육체적 전이
5장 계몽의 기획과 근대 시민의 양성 206
- 민족 개조 사상의 의의와 한계
제2부 한국 근대 예술과 육체, 그리고 욕망
1장 이광수 소설 『재생』과 나체화 214
1. 나체화와 서사문학
2. 『재생』에 나타난 나체화
3. 육체의 기호화, 육체의 서사화
2장 신여성 잔혹사 260
- 신여성과 온천의 문학적 형상화 방식 읽기
1. 온천에서 욕망은 피어나고
2. 신여성과 온천의 문학적 코드 읽기
- ‘냉정’과 ‘열정’ 사이, ‘숙녀’와 ‘탕녀’ 사이
3. 신여성이라는 이름으로
3장 1930년대 신여성이 놓인 자리 294
- 전근대와 근대의 사이에서
1. 신여성의 탄생과 신경증의 발견
2. 1930년대 소설의 신여성 재현과 신경증
3. 신여성의 육체적 욕망과 굴절
4장 김동리 무속소설의 에로티즘 미학 328
1. 김동리 무속담론과 에로티즘
2. 김동리 무속소설의 에로티즘 미학
3. 특수성(개별성과 보편성(전체성의 동일화
5장 김기영 영화에 나타난 ‘악마적’ 에로티즘 364
1. 김기영과 영화, 그리고 에로티즘
육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말하다
근대적 인간에게 육체만큼 흥미로운 대상이 있을까? 인간이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태어남과 동시에 육체라는 그릇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육체가 보내는 다양한 신호들, 즉 식욕, 성욕, 수면욕 등등. 인간은 너무나 육체적이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특징들로 사용되어 왔던 이성, 정신, 영혼 등의 단어들은 너무나 찬란하다. 그러나 인간의 다양한 육체적 욕망이 고개를 들고, 그 쾌락의 충족과 확장을 위해 질주하는 순간, 어느새 그 아름다운 단어들은 찬란한 빛을 잃게 된다. 이성적 인간이든, 육체적 인간이든 욕망의 포로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 고통스런 절제라는 미덕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 혹은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 서문 중에서
육체에 대한 매혹과 공포, 그리고 예술
이 책은 근대인의 육체에 대한 인식에 주목하고, 육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날카롭지만, 흥미롭게 분석해 내고 있다. 그리고 한국 근대 예술이 육체를 이야기하는 기본 밑바탕에는 육체에 대한 매혹과 공포가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이중적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자유롭게 충족시킬 수 있는 삶을 향락한다는 것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서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다. 특히 근대 이후 일제식민지 경험,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의해서 민족 간의 비극적 전쟁을 경험했던 한국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민족/국가라는 거대 서사 앞에서, 또는 사회도덕/윤리 앞에서 개인의 욕망은 축소되거나 완전히 삭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근본적으로 육체라는 형식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개인의 욕망을 감시, 통제한다고 하더라도 살아 있는 한 본능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으로 인해서 한국 근대 예술 속의 육체는 끊임없는 매혹의 대상이자, 매혹에 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