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소금 등 소소한 음식을 통해 세계사의 의미를 알아보는 시도는 청소년 도서로는 처음이다. 또한 역사의 주류가 아닌, 소외된 자들의 눈으로 세계사를 살펴본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길게 사랑받는 책이 될 것이다.
- 심사평 중에서
엄마가 식탁 위에 차려 준 맛있는 세계사. 시대와 장소를 종횡무진 누비며 음식에 얽힌 온갖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준다. 정성껏 잘 차린 한 끼 식사를 대접받은 느낌. 책을 읽고 나면 식탁 위의 흔한 음식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연대기로 된 세계사 교과서가 재미없었다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식사 자리에서 상식을 뽐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 이성호 교사· 전국역사교사모임 부회장
감자부터 후추까지, 간디에서 앙투아네트까지
음식으로 연결되는 종횡무진 세계사
『식탁 위의 세계사』는 감자에서 비롯한 아일랜드 대기근부터 옥수수에 대한 러시아 지도자 흐루쇼프의 열정, 소금법에 저항한 간디의 소금 행진 등 식재료에 관계된 열 가지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음식의 유래만을 추적하거나 지엽적인 박물적 정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세계사의 핵심적인 사건들을 소상하게 알려 주는 것이다. 대항해 시대를 낳은 것이 바로 후추의 매콤한 맛 때문이라거나, 시인 소동파가 동파육 같은 요리를 고안해 낸 창의적인 요리 개발자라는 등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흥미로운 사실들이며, 이러한 도입으로 시작해 문화 대혁명이나 아편 전쟁 등 굵직한 세계사의 이슈들로 안내하는 저자의 솜씨는 첫 책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란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되, 단순히 시간순으로 서술하지 않고 음식이라는 매개에 따라 엮은 것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이며, 동양과 서양을 균형 있게 분배한 점 역시 돋보인다. 독자들은 음식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종횡무진하는 이 책에 몸을 맡기는 순간, 동서양의 주요한 역사적 사실을 자연스레 익히게 될 것이다.
눈과 입이 즐거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