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정신승리법’ 외교의 부활 006
1. 300년 정지된 조선의 ‘역사 시계’ 025
2. 고종 시대의 개막 071
3. 혼란의 시대 095
4. 러시아라는 ‘곰’을 경계하라 123
5. 쿠데타·반란의 시대 149
6. 조선-러시아 밀약의 후폭풍 185
7. 고종과 민 왕후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 221
8. 청일전쟁과 동아시아 대변혁 263
9. 일본은 무엇 때문에 청일전쟁을 했나? 295
10. 대한제국의 운명을 바꾼 러일전쟁 327
11. 을사오적이 나라 팔아 대한제국이 망했나? 385
에필로그: 잘나가던 일본이 패망한 이유 434
고종, 시대를 읽지 못하고 고립을 자초한 지도자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는 어떤 이들에겐 퍽 충격적인 책일 수 있다. 저자 김용삼은 방대한 사료를 참고하여 자국 역사에 관한 한국인의 통념을 혁파해나간다. 고종이 주체적인 근대화를 이룩하려던 찰나 외세의 침략을 당해 개혁이 좌초되었다거나,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문명을 전파해주었다는 등의 ‘역사적 오류’를 짚어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 책의 주요 비판 지점이 되는 것은 바로 고종의 ‘반시대적 행보’다. 고종은 근대가 발아하고 제국주의가 팽창하던 시대에 조선의 이른바 ‘존명의리’ 사고방식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한 군주였다. 스스로 근대화를 이룩할 줄은 모른 채 개화파를 탄압했으며, 의지할 만한 국가를 찾아 헤매다 결국 러시아와 밀약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영·미·일 해양세력을 적으로 돌리는 패착에 빠지게 된다.
‘백성들이 무슨 죄인가?’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얼마나 달라졌는가? 저자 김용삼은 오랜 기자 생활로 다져진 현실감각과 역사 저술가로서의 안목으로 현재 우리의 위기를 진단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가장 노골적인 반미·반일 성향을 보이며, 그러한 이념적 지향성을 애써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설립하는 반면 한·미·일 공조는 흩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에서는 조선 멸망 원인을 외세의 침략이나 냉전체제 따위에서만 찾아왔던 우리의 통념이 문제시된다. 조선의 망국에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교훈은 세계 주류 질서를 무시하고 ‘폐국’의 길을 택한 국가 지도부의 무능한 외교가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언제나 아래로 향했고, 백성, 즉 국민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비극이 이어져 왔다. 엄중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우리의 근대사는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1. 300년 정지된 조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