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오페라 집중 탐구
17세기 이탈리아 오페라 전문가이자 지휘자이며 영국 BBC에서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저자 제인 글로버가 헨델의 런던 시절과 그의 오페라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풀어냈다. 세계 여러 곳에서 헨델의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지휘했고 <메시아>의 경우 100회도 넘게 공연한 헨델 음악 전문가인 저자는 18세기의 사회적·정치적 맥락에서 헨델의 작품을 분석하고 세부적인 역사적 사실까지 주목함으로써, 헨델의 런던 시대를 매우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헨델의 대표작이 <메시아>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왕궁의 불꽃놀이>와 <수상음악>도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그러나 헨델 스스로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한 장르는 오페라였고, 그가 평생 46편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말년에 대작 오라토리오 <메시아>로 작곡가로서의 명예에 정점을 찍고 그에 걸맞은 숭고함으로 삶을 마감했기에, 오페라에 열정을 바쳤던 질풍노도의 세월이 상대적으로 묻힌 것일까. 또는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오페라 단장으로서의 그의 활동사가 호사가들에게 그의 작품보다는 외적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한 탓일까.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제 우리는 음악 학자 제인 글로버의 연구를 통해 헨델의 오페라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 휴스 칼리지에서 17세기 베네치아 오페라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글로버는 수년 동안 전 세계의 대학과 연구소의 도서관들에 소장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헨델의 오페라들을 연구하여, 이미 나와 있는 헨델 전기들과는 다른 매우 독창적인 헨델 연구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헨델이 무엇보다 사랑하고 편안함을 느꼈던 분야, ‘오페라’
헨델에게는 일찍부터 오페라의 맛을 보여주고 매력을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향 할레 시절 친구이자 작곡가 게오르크 필립 텔레만, 헨델에게 오페라를 작곡해보라고 격려했던 함부르크 겐제마르크트 극장 지휘자 라인하르트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