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제1장 일상 공간의 등장
1. 지리학의 변신 ―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묻는다
2. 일상 공간의 등장 ― 작고 사소한 것의 힘
3.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하기 ― 일상 공간의 새로운 의미 발견
제2장 다름의 지리학
1. 환경 문제 ― ‘단수’가 아니라 ‘복수’다
2. 지역감정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 ― 풍수는 권력의 도구였다
3. 곡선 ― 주름지고 접힌 삶의 공간
제3장 같음의 지리학
1. 맥도날드 ― 역사와 문화의 지우개
2. 고속 도로 ― 기억의 정치 공간
3. 화장실을 통해 보는 세상
제4장 배치의 지리학
1. 여성이 권력(? ― 아파트
2. 자본이 문화를 사다 ― 백화점
3.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다 ― 교회, 성당, 사찰
제5장 리좀의 지리학
1. 근대화의 공간 ― 반인권적이다
2. 광장 ― 등장과 소멸을 반복하는 무정형의 의미 공간
3. 왜 광주인가 ― 공간을 통해 기억하는 5ㆍ18
맺는 말 ‘지금 여기’, 일상의 지리학을 꿈꾸며
1. ‘지금 여기’, 일상의 지리학은 새로운 지리학인가
2. ‘지금 여기’, 일상의 지리학은 무엇을 꿈꾸는가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일상 공간의 새로운 의미 발견-낯익은 공간 낯설게 보기
일상 공간은 익숙하고 낯익기 때문에 주목과 관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 책은 일상 공간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 기존의 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한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능적인 사실 너머에 있는 내밀한 삶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유목민의 시선으로 다양한 의미의 층위에 접속할 것을 제안하는 저자는 아파트나 백화점 같은 일상 공간과 그 배치를 비판적 시선으로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아파트’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획일적인 경관을 생산하며, 평수와 종류에 따라 부의 수준과 삶의 양식을 구별 짓는 준거로서 계층 간 단절을 초래하는 존재가 되었다. 또한 아파트 내부의 공간 배치가 그동안 가장인 아버지가 잠을 자는 안방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사회 인식이 변화하면서 여성을 배려한 주방 중심의 배치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 회사들은 아파트를 여성의 전유 공간으로 인식하여 여성의 취향에 맞춘 실내 장식이나 광고 카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여성을 아파트라는 공간에 가두기 위한 것이 아닐까 질문한다. 여성 중심으로 공간 배치가 이루어진 아파트에서 여성은 자연히 더 많은 일상의 시간을 보내며 가사에 집중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일상 공간을 낯설게 보고 배치의 의미 체계를 해석하는 태도는 백화점에 대한 시선에서도 유지된다. 사람들이 재래시장 대신 백화점을 주로 찾는 것은 재래시장에 비해 백화점의 이미지가 젊고 세련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백화점의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계산된 노력의 산물이라고 본다. 최근 들어 자주 볼 수 있는 백화점 내의 문화 강좌에는 백화점을 단순히 소비 행위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를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인시키려는 백화점의 의도가 내재한다. 또 백화점 내 이런 문화 공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