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기를 아우르는 흔치 않은 예술가
1세대 한국 현대도예가 조정현의 논문 모음집
조정현은 도예가이자 이론가이며 교육자이다. 그는 도예를 깊이 있고 철저하게 연구하여 자신의 작품에 적용함은 물론 그것을 후학에게 전수하는 일에도 큰 관심을 두었다. 또한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우리 것이 가진 가능성과 가치를 알리는 일에 크게 기여하였다.
한국 도예계에서 새로운 기법과 형식 실험을 처음 시도한 것도 여럿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최초’였기에 숱한 비판과 반대에 부딪혔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걸어온 덕에 선구자로서 도예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이 책은 2018년 “손길, 흙을 따라” 이후 거의 2년 만에 나온 도예가 조정현에 대한 책이다. 지난 책은 스승을 기리는 제자의 마음을 담았기 때문에 ‘인간 조정현’의 따뜻한 면이 돋보였다. 반면 이번 “조정현의 도자탐색”은 그야말로 한국 현대도예계 권위자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그가 가진 권위는 힘이나 재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오로지 도예에 대한 열정과 노력과 끈기의 결과로 자연스레 따라붙은 것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그 둘이 함께 나아갈 길을 끊임없이 모색한 도예가 조정현은 실제로 자신의 연구성과를 많은 논문으로 남겼다. 이 책 안에는 그의 논문 여덟 편이 담겨 있다. 고려청자, 옹기, 환경도예, 건축도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논문 발표 시기를 보았을 때 당시 매우 생소했을 분야도 있다.
실기와 이론을 모두 아우르는 실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한국 1세대 도예가 조정현의 논문 한 편 한 편이 소중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의 연구성과는 오롯이 도예계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도 활발히 작품활동 중인 젊은 도예가들의 이론적 저변을 넓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